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9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했다고 10일 방송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참여하는 고위급 회담이 이르면 이번주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정상회담 성과를 이행하기 위해 폼페이오 장관과 그에 상응하는 북한 고위급 사이에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후속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고위급 회담이 다음주에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고위급 회담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미국 국무성은 폼페이오 장관이 오는 18일(현지시간) 미시간주에서 열리는 디트로이트 이코노미클럽에서 연설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폼페이오 방북은 빨라도 이번주 중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두 차례나 극비리로 북한을 방문한 바 있어, 북한 인사의 외출 보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고위급 회담이 열리게 된다면 북한의 선제적인 비핵화 조치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측의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기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은 비핵화에 대해 ▲핵탄두·ICBM 일부 해외 반출 ▲포괄적인 핵 신고 ▲사찰단 복귀 및 검증 개시 등을 우선 목표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0년까지 ‘CVID’를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양측은 공동성명에 기재되지 않은 북한 핵폐기 및 반출 로드맵, 북한의 체제보장 및 북미 관계 정상화 등 광범위한 논의를 이루기 위한 기회를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대북 체제안전 보장'의 빅딜에 대해 포괄적 합의를 성공하면서, 이제 이행 방법과 보상 수준 등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이 구체화될 차례다.

이 과정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약속받았다는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기부터 일부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조기 반출 시점 등이 주요 쟁점으로 대두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 고위급 간 후속 협의한 내용을 토대로 9월 유엔총회 등 계기에 미국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특히 우리 정부는 종전선언을 위한 확대 회담 제안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미국 측이 남북미 3자 회담 개최를 제안해 북한 측이 이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모습도 예측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전화통화를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나는 그(김정은 위원장)에게 직통 전화번호를 줬습니다”며, “그에게 어떤 현안이 있다면 그는 나에게 지금 전화할 수 있습니다. 나도 그에게 전화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의사소통하고 이것은 매우 좋은 일입니다.”라고 발표했다. 북미 정상간 ‘핫 라인’가동을 시사한 것.

두 정상의 통화는 북한과의 시차를 고려할 때 오늘(18일) 오전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과의 통화 시도는 즉흥적으로 이뤄진 인터뷰에서 나온 돌발 발언이라는 점에서 좀 더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선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과 통화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추가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글쎄요. 북한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북한에 있는 나의 사람들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라며 확답을 꺼렸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두 정상이 직통 번호를 주고 받은 것은 사실이나, 남북 정상간 핫라인과 같은 공식 단계는 아닌 만큼 다른 방식으로 소통을 시도할 가능성 역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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