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수요↑·중국노선 회복 전망
유가 상승 ‘발목요인’…“하반기 성수기 큰 폭 개선될 것”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지난 4월 불거진 조현민 전 전무의 ‘물컵 갑질’ 사태로 두 달여간 ‘오너 리스크’를 겪는 중이다. 조양호 회장 일가로 확대된 불법 갑질 행위로 인해 사상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반면, 과도한 부채로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진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재무건전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19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동남아와 일본·중국 등을 중심으로 해외여객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올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실적이 전년 대비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가 내놓은 전망치를 보면, 대한항공은 올해 매출액 12조9124억원, 영업이익 997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8%, 6.1% 증가한 수치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매출액 6조6776억원, 영업이익 314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7.2%, 13.8% 각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 2분기 실적에서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전년 동기 대비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대한항공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7.32% 증가한 3조118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56% 늘어난 1755억원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37% 증가한 1조6018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 또한 0.70% 늘어 431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지난달 리포트 등을 통해 이들 항공사가 올 하반기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는 저비용항공사(LCC)들에 국한되지 않고 양대 국적사로 확대되고 있다”며 “대한항공의 1분기 국제선 여객수 증가율과 운임 상승률 모두 전분기보다 확대됐다. 2분기 본격화되는 중국노선의 기저효과가 긍정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최 연구원은 “올 3월에는 유류할증료가 가장 높았음에도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여객은 9% 증가했다”면서 “2분기는 항공여객의 비수기로 전년 실적부담도 높지만 계절을 가리지 않는 아웃바운드 수요 강세와 중국노선의 기저효과가 이를 상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올 초 리포트에서 “올해는 중국노선 회복과 항공화물사업 호조가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수익 노선인 중국 노선은 탑승률이 상승세고 이 추세는 1분기까지 이어져 이후 한중관계 회복에 따라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로 공동 운항이 확대됨에 따라 환승 수요가 더욱 증대될 것이라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한·중 관계 회복 및 남북 간 긴장 완화에 따른 항공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신형기재 도입,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와 스카이팀을 통한 글로벌 노선망, 프리미엄 서비스 및 안전강화 등을 통해 하이엔드 수요를 적극 유치해 수익성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독일계 자산운용사에 광화문 금호아시아나본관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은 약 2500억원의 순현금유입 및 약 1500억원의 손익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월, 2월 주식담보대출 등을 통한 2600억원의 신규차입 ▲3월 CJ대한통운 지분 매각을 통한 940억원의 현금유입 ▲4월 전환사채 1000억원 발행으로 지난달 기준 454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금호 사옥 매각으로 인한 순현금유입까지 포함하면 올 상반기 7000여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진행 중인 영구채 발행 등을 계획대로 실행해 올해 상반기까지 유동성 이슈를 완전히 해소하고, 하반기에는 영업실적 개선 및 재무안정성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은 2015년 991%에 육박하던 부채비율을 2016년 690%, 지난해에는 588%로 낮췄다.

한편 국제유가 상승 여파가 2분기 항공사 실적에 악재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항공사들은 이에 대비해 유류할증료를 올리는 등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려는 모양새다. 다음 달 발권되는 국제선 항공권에는 이동 거리에 따라 편도 기준 최고 8만4700원의 유류할증료가 붙는다. 대한항공의 올해 유류비는 전년 대비 약 30% 이상 높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달 31일 지급된 격려금(270억원 수준)이 일회성 비용으로 2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조종사 노조와의 임금 협약(2016년도)으로 발생한 인상분 3.2%도 올해 노무비로 소급 반영된다. 다만, 이 같은 요인 등으로 2분기 대한항공 실적에 감소폭이 있더라도 추석 연휴가 있는 3분기에는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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