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해외국정감사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은 20일 "오늘 오랫동안 몸을 담고 마음을 다했던 당을 떠난다"며 6·13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탈당하기로 했다.

서 의원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국민의 분노를 자초한 보수진영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보수정당이 새로 태어나 튼튼히 국가를 지키는 정치 복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총선 패배 이후 벌써 2년여 동안 고민해 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했고, 눈물은 흘리지 않겠다”며,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 의원은 "'노병은 결코 죽지 않고 다만 사라질 뿐'이라고 했다"면서 "저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제가 당에 도움을 드릴 수 없기에 조용히 자리를 비켜드리겠다"고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자유한국당은 친이·친박 분쟁으로 다시 불신의 회오리에 빠졌다"고 비판하기도 하며 "탈당을 결정한 건 그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후배 정치인들이 정치를 바로세워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열어주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사진=뉴시스

서청원 의원의 탈당 관련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로, 특히 보수 정당의 대선배가 이렇게 결심해준 부분에 대해 앞으로 한국당이 건강한 정당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대행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3기 원내대표로 재선출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예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이 처절한 진정성으로 쇄신하고 변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오랜 관성과 타성을 벗어 던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면 서청원 의원의 탈당 발표에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20일 자유한국당 “탈당? 사퇴가 더 멋질텐데..”라고 발언했다.

손혜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박 좌장’ 서청원 탈당 ‘불신 회오리 한국당, 자리 비켜주겠다”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편, 서 의원은 전두환 신군부 집권 시절이던 1981년 당시, 선명성이 떨어져 관제야당으로도 불렸던 민한당 후보로 나서서 제11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주로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정치적 진로를 함께하는 상도동계에 몸담았고 1990년 '호남 야당 포위' 거대여당인 민자당의 출현을 가져온 3당 합당 이후로는 지금의 한국당 계열 정당인으로 활동한 8선 의원이자 현 20대 국회 최다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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