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전남 강진군 도암면에서 경찰이 아르바이트 하겠다고 집을 나선 뒤 실종된 여고생을 찾기 위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전남경찰청.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아버지 친구를 따라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집을 나선 여고생의 소재가 닷새째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여고생이 실종 하루 전 친구에게 위험을 알리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전남지방경찰청과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여고생 A(16)양은 실종 전날인 지난 15일 친구에게 SNS 메신저를 통해 “내일 아르바이트 간다. 메신저를 잘 보고 있어라. 위험하면 신고를 해달라”고 보냈다.

A양은 또 “내가 아버지 친구 B(51)씨와 아르바이트 가는 걸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아달라”는 당부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경찰 수사 결과, A양 실종 당일 오후 B씨의 행적도 확인됐다.

B씨는 휴대전화를 자신의 식당에 놓아두고 외출했다가 이날 오후 5시 35분쯤 집으로 돌아와 옷가지로 추정되는 물건을 불태우고 세차를 하는 모습 등이 그의 자택 인근 CCTV에 그대로 찍혔다.

이와 함께 B씨가 평소 운전을 할 때 블랙박스를 끄고 다닌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이 B씨의 승용차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지난달 25일 저장된 화면을 끝으로 A양 실종 당일 찍힌 영상은 전혀 없었다.

강성복 전남지방경찰청장은 “지금까지 드러난 모든 정황을 보면 B씨에게 의도성과 목적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실종 당일 만났다는 직접적 증거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경찰은 B씨와 A양이 서로 전화나 문자를 하는 등 연락을 주고받은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12일 A양이 A양의 아버지, B씨와 함께 식당에서 식사한 사실만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B씨의 집과 식당 등을 뒤졌으나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A양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도암면 야산 일대를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A양은 지난 16일 오후 2시쯤 집을 나서며 친구들에게 ‘아버지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 준다고 해서 만나 해남 방면으로 간다’는 SNS 메시지를 보낸 뒤 연락이 끊겼다.

A양의 휴대전화는 메시지 발송 2시간 30분 뒤인 오후 4시 30분쯤 강진군 도암면의 한 야산에서 신호가 잡힌 것을 끝으로 전원이 꺼졌다.

A양이 만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B씨는 17일 오전 6시쯤 집 근처 철도 공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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