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남북 적십자회담 대표인 박경서(오른쪽 두번째) 대한적십자사 회장을 비롯한 대표단이 적십자회담을 위해 출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남측 대표단은 22일 개최되는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 인도주의적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전 북측으로 넘어갔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담을 수석대표로 한 대표단은 이날 오전 8시20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금강산호텔에서 적십자회담 본회를 개시했다.

적십자회담 남측 대표단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과 북측 대표단 단장인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19분께 회담장이 마련된 금강산호텔에서 인사를 나눴다. 

북측 박 부위원장은 남측 박 회장에게 "반갑습니다"라며 인사를 건넸고 이에 박 회장은 "초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박 부위원장이 "수고가 많으십니다"라고 말하자 박 회장은 "뵙고 싶어서 왔습니다"라고 답했다. 

남북 대표단은 차례로 악수하고 회담장이 마련된 2층으로 이동했다. 박 회장은 박 단장에게 "함께 올라가시죠"라고 말한 뒤 나란히 계단을 올라갔다. 

이번 적십자회담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뤄질 의제는 4·27 판문점선언에 따른 8·15 계기 이산가족상봉행사의 개최 시기·장소·규모 등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 11일부터 5만7000여 명의 이산가족 찾기 신청자 전원을 대상으로 '남북 이산가족 전면적 생사확인 대비 전수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고향방문과 북한 가족 전달용 영상편지 제작 의사 등을 물어왔다.

그동안 남북은 20차례에 걸쳐 이산가족 상봉을 이뤘지만 행사당 상봉인원은 많지 않았다. 총 4120가족(남측 2046가족·북측 2074가족), 1만9771명이 상봉했지만, 한 번에 남북 각각 100여 가구 규모로만 진행됐다.

남측 수석대표로 나서는 박경서 대한적십자사(한적)회장은 전날 회담본부에서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북측과 인도주의적 제반 문제, 특히 이산가족 5만7000명의 한(恨)을 푸는 프로그램을 어떤 식으로, 얼마만큼,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을 가서 잘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보건지원 문제 등 인도주의 현안에 대한 논의여부에도 관심이 주목되는 것에 박 회장은 "인도주의 원칙에 의한 협업 사업이니까 북쪽 이야기를 들어보고 잘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에 남측에서는 박 회장을 비롯해 김병대 통일부 인도협력국장, 우광호 대한적십자사 국제남북국장, 류재필 통일부 국장이 참석하고, 북측에서는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상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과 김영철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이 참석한다.

정부는 이날 회담에서 8·15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 문제에 초점을 맞춰 행사 규모와 방식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더불어 이산가족 전면 생사확인과 서신교환, 고향방문 등의 문제도 다뤄질 전망이다.

이번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지난 2015년 10월 열린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 이후 3년만에 열리게 된다. 지난달 말 기준 이산가족은 13만2124명이며, 이중 생존자는 5만6890명이다.

한편, 남북 적십자회담에 참석한 박 회장은 지난 8일 여직원들이 참석한 회식자리에서 여성의 가슴을 비유하는 성적인 농담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박 회장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던 발언이었지만 저의 발언에 대해 한 사람이라도 거북하고 불편했다면 분명히 잘못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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