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한국지엠·르노삼성차 가시권

 (왼쪽부터) 제네시스 미국 총괄매니저 어윈 라파엘(Erwin Raphael), 제이디파워 관계자 조프리 모티머-램(Geoffrey Mortimer-Lamb)./사진=제네시스 브랜드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주력인 미국 시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미국 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에 최고 25% 관세 부과를 조기에 강행할 것이란 분석이 나와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해 이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자동차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조사할 것을 상무부에 지시한 바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가 현실화하면 미국에 수출되는 국산차와 부품 역시 최고 25%까지 관세를 부과받을 수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전량 생산·수출된다. 이에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잃게 된다. 경쟁차량인 메르세데스벤츠, BMW, 렉서스는 상당 모델을 미국에서 현지 생산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제네시스는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독일·일본차를 누르기 위해 가격경쟁력을 내세우고 있어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심지어 하반기에는 G70 출시도 앞둔 상태다.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벤츠 C클래스, BMW 320d와 경쟁을 예고하며 G70 런칭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급차 시장에서 미국을 잃는다는 것은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도 타격이 크다. 미국은 세계 최대 고급차 시장 격전지로, 이곳에서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세계시장에서 고급차로 안착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 역시 제네시스 첫 진출국으로 미국을 선택해 왔다.

지난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수출량은 총 2만2087대다. 이중 2만612대(G80 1만6214대, G90 4398대)가 미국에서 판매됐다.

한편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되면 기아차의 경우 쏘울과 카니발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쏘울과 카니발은 전량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어서다.

또 최근 경영정상화에 나선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타격을 입게 된다. 한국지엠은 미국 수출 비중이 전체의 33.4%에 달한다. GM의 유럽 철수로 향후 미국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관세폭탄이 터지면 치명타를 입게 된다.

내수 부진을 겪고 있는 르노삼성 역시 마찬가지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북미로 수출하는 닛산 로그가 주력 생산모델이다. 지난해 12만3755대를 미국 등 북미에 수출했다. 닛산 로그 위탁생산은 내년 9월 계약이 만료되는데 만약 관세가 부활하면 후속 모델에 대한 계약이 힘들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르노삼성 역시 ‘한국지엠 사태’처럼 심각한 경영난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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