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의 미국 테네시 공장 전경과 조양래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회장. /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불법으로 재산을 해외에 도피·은닉해 세금을 면탈하는 것은 대표적 반사회 행위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재산도피 근절 의지에 따라 범정부 차원의 '해외범죄수익환수 합동조사단'이 지난 22일 발족했다. 조사단은 검찰·국세청·관세청·금융감독원 등 해외비자금 및 역외탈세를 단속하는 기관 소속 17명으로 구성됐다.

강력한 단속 의지를 내비친 조사단의 출범으로 재계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일단 초대 단장을 맡은 이원석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맡은 바 있어 첫 타깃으로 최순실씨가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또 재벌가를 비롯한 고소득층의 불법 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보고 있어, 재벌 오너들이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일단 주요 조사대상은 ▲조세피난처 등을 이용한 역외탈세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한 국내 재산 도피행위 ▲수출입가격 조작, 해외 가공거래 등을 통한 횡령·배임 ▲범죄수익을 숨기기 위한 범죄수익은닉법위반 등이다.

합동조사단이 수사에 나서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인 조양래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회장 일가의 해외재산은닉이 수면위로 부각되고 있다. 

재미교포 언론인 안치용씨가 책과 인터넷 블로그 '시크릿오브코리아'를 통해 폭로한 바에 따르면 조양래 회장 일가는 하와이에 4채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조 회장의 부인 홍문자씨, 장남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총괄부회장,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하와이에서 부동산을 불법매입했다는 주장이다.

일단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 조현범 사장은 1990년 8월 30일, 36만5000달러에 하와이 마우이 콘도를 매입했다. 이어 조현식 총괄부회장이 같은해 9월 4일 하와이 단독주택 1채를 121만달러에 매입했고, 3개월 뒤인 12월 18일 홍문자씨가 80만 달러에 하와이 마우이의 카팔루아베이빌라 한 채를 사들였다. 심지어 홍 씨는 해당 콘도의 지분 50%를 조현범 사장에게 무상증여했다는 주장도 있다. 해외부동산매입이 불법이었던 1990년에 미성년자인 자녀 명의로 부동산을 매입한 것은 물론 무상증여까지 한 것이다.

또 해당 블로그는 2004년에는 홍문자씨 명의로 하와이 마우이의 라히이나 카팔루아 아이언우드레인 64호를 216만5000달러에 매입했다는 정확을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조양래 회장의 딸인 조희경씨 역시 하와이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이같은 내용은 언론 등에 노출된지 상당한 기간이 지났지만, 별다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수사에 어려움이 따르는 해외재산도피 문제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없다면 사실상 처벌이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안치용씨가 한 언론사에 기고한 내용을 보면 조양래 회장은 올 4월에도 750만달러를 들여 하와이 호놀룰루에 콘도를 매입했다. 물론 현재 해외부동산매입은 합법이다.

다만 조양래 회장 일가가 하와이에 소유한 부동산은 평가가격만 수천만달러에 달해 국민정서상 반감을 살 수 있다. 또 해외범죄수익환수 합동조사단이 재벌의 해외부동산 불법매입·불법증여 등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다짐하고 있어 조양래 회장 일가 역시 안심할 순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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