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전남 강진군 한 야산에서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이날 경찰 등이 검시하기 위해 시신을 장례식장에 안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전남 강진군 매봉산에서 발견된 시신이 실종됐던 여고생으로 최종 확인됐다.

전남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의 유전자 감정을 의뢰한 결과 실종된 여고생 A(16)양으로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A양이 쓰던 칫솔과 시신 DNA를 분석한 결과 신원이 일치한다는 국과수로부터 통보받았다고 설명했다.

추가 단서도 나왔다. 숨진 용의자로 추정되는 A양 아버지 친구 B(51)씨의 차량 트렁크에서 발견된 낫자루에서 A양 유전자가 검출됐다. 하지만 혈흔이나 B씨의 유전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낫이 A양 사망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A양과 B씨가 직접 만난 주요 증거로 보고 있다.

A양은 지난 24일 오후 2시 53분쯤 강진군 도암면 지석리 매봉산 정상으로부터 50m 아래 경사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시신은 얼굴과 정확한 키를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부패됐다.

A양 시신의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탓에 부검에서는 “골절 등 뚜렷한 외상이 보이지 않고 사인이 분명하지 않다’는 1차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이 같은 의사 소견에 따라 체내 독극물 검사, 알코올 검출 여부 등을 추가로 감정해달라고 국과수에 의뢰했다.

경찰은 정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과 사망 시점, B씨의 DNA 흔적이 남았는지 등도 가릴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밀 부검과 감정 결과가 나오려면 최소 2주 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A양이 실종 당일 살해당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피의자가 사망하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은 종결되지만 경찰은 추가 단서가 나올 경우 B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수사할 방침이다.

앞서 A양은 지난 16일 오후 2시쯤 집을 나서며 친구들에게 ‘아버지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 준다고 해서 만나 해남 방면으로 간다’는 SNS 메시지를 보낸 뒤 실종됐다.

A양의 휴대전화는 메시지 발송 2시간 30분 뒤인 오후 4시 30분쯤 강진군 도암면의 한 야산에서 신호가 잡힌 것을 끝으로 전원이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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