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레믈린 대궁전에서 열린 한-러 소규모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로 예정돼 있던 공식 일정 2건을 모두 취소했다. 대통령 일정이 불과 몇 시간 전에 전격 취소되는 일은 취임 이후 처음이라 더욱 의문이 제기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1시30분 춘추관에서 “오늘 3시부터 하기로 했던 규제개혁 점검회의는 연기됐다”며, “이낙연 총리가 ‘이 정도 내용은 민간의 눈높이로 봤을 때 미흡하다’며 대통령께 일정 연기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통령도 오늘 집무실에 나와 총리로부터 이 내용을 보고 받고 본인도 ‘답답하다’라는 말씀을 하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개혁 성과 반드시 만들어 보고해달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앞서 국무총리실도 이날 낮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규제혁신의 폭을 더 넓히고 속도감을 높여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추가적인 내용 보강이 필요하다”며, “오늘 집중 논의 예정이었던 빅이슈인 핵심규제 2건 등에 대한 추가협의도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총리가 개최연기를 건의해 결정됐다”고 전한 바 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집무실에서 이 총리의 건의를 받은 뒤 임종석 비서실장을 불러 회의를 연 뒤 회의를 연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오늘 오전 총리의 보고를 받고 임종석 비서실장을 불러 집무실에서 회의를 했다"며 "대통령은 '속도'를 강조하며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규제혁신은 구호에 불과하다. 우선 허용하고 사후 규제하는 네거티브 방식 추진도 더욱 속도를 내 달라'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경제부처를 질책하거나 그런 내용이 아니다. 규제개혁은 행자부, 금융위원회 등 여러부처가 같이 하는 것으로 꼭 경제부처만 준비하는 게 아니다"며 "공유경제나 여행·숙박 이런 많은 것들에 대한 얘기들이 있었는데, 정리가 돼야 할 부분들이 좀 빠진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2시부터 하기로 했던 오드리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과의 접견 취소에 관해서는 “일정이 맞지 않아서”라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른 특별한 일정이 낀 것이냐는 질문에 “제가 말씀드릴 순 없고, 다만 지금 규제개혁 관련 얘기를 한건 대통령이 오늘 오전에 이 총리한테 보고를 받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불러서 집무실에서 이와 관련된 회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오후 일정을 돌연 취소하자 일각에서는 건강 이상설, 판문점 비밀 남북정상회담설 등이 나돌기도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오늘 오전에도 참모들과 티타임 회의를 했다” “오후에 별도 일정은 없다”며 루머들을 일축했다.

지난 5월 26일 '깜짝' 개최된 2차 남북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듯, 기자들로부터 '그러면 대통령은 오늘 어디에 계시느냐'는 등의 질문이 쏟아지자 이 관계자는 웃으며 "어디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일정은 없다. 판문점에 가는 일은 절대 없으니 안심하시라"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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