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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지현호 기자] 경기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정부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각종 통계지표는 어둡기만하다.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3.0%)을 수정해야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 지수는 107.5로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이는 통계가 집계된 2000년 1월 이후 최고치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7.0%) 등에서 감소했지만 자동차(5.5%), 통신·방송장비(30.3%) 등이 늘어 전달보다 1.1% 증가했다.

자동차는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친환경차 중심으로 완성차 수출이 늘었고 관련 부품 수요도 증가한 점이 생산 증가세의 동력이 됐다.

통신·방송장비는 신형 스마트폰 출시로 국내·수출수요 증가하면서 생산이 늘었다.

제조업 재고는 전달보다 0.8%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달보다 1.5%포인트 상승한 73.9%였다.

서비스업 생산은 보건·사회복지(0.9%) 등에서 증가했지만 정보통신(-2.2%) 등에서 줄어 0.1% 감소했다.

소비 수준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1.0% 감소하면서 4월(-0.9%)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

국산차의 신차효과 약화로 승용차 등 내구재 소비가 3.3% 줄었고 외국인 관광객 감소 영향으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도 1.4% 감소한 영향이 컸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0.2% 증가했지만 운송장비는 11.0% 감소해 전반적으로 전달보다 3.2% 감소했다.

통계청은 반도체 제조용 특수산업기계의 투자가 둔화하면서 앞으로 설비투자 자체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토목(2.6%)에서 증가했지만 건축(-3.7%) 등 공사실적이 줄어 2.2% 감소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과 같은 수준이었다. 다만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올해 2월부터 4개월째 뒷걸음질 치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소비가 줄었지만 지수 수준 자체가 높아서 부진이라기보다는 조정 측면이 있다"며 "전반적으로 전달의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기업들이 바라보는 경기전망은 바닥을 향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내수부진, 주52시간 근무제 영향 등이 부담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조사에서 7월 전망치가 90.7을 기록,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6월 실적은 91.9로 38개월간 100선 아래에 머물렀다.

BSI 전망치가 100을 웃돌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7월 전망치는 지난달보다 하락하면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출(98.1)과 내수(96.0), 투자(97.1), 자금(96.7), 재고(102.6), 채산성(93.6) 등 대부분의 부문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고용수요는 101.2를 기록,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라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들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와 내수 부진, 주 52시간 근무로 인한 인건비 부담 증가 등을 부정적 경기전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6월 실적치는 91.9로 나타나 전망치 95.2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올 2월(86.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2000년 이후 최장 기간(38개월) 부진을 기록했다. 고용(100.5)을 제외한 내수(96.0), 수출(96.9), 투자(96.9), 자금(96.9), 재고(101.4), 채산성(93.3) 등 모든 부문의 실적이 기준치에 미달했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환율이 원화약세로 돌아서면서 수출 경쟁력이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로 수출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글로벌 경기둔화와 내수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대내외 경제 상황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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