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도입 대비 증자…추가 증자 전망도 나와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메리츠화재(사장 김용범)가 메리츠금융지주 대상으로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2016년 70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한 이후 2년 만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334만2000주를 주당 2만950원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증자가 보험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한 IFRS17 도입과 이에 따른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에 대비한 자본 확충으로 보고 있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자본적정성 지표다.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RBC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RBC비율이 100% 미만이면 경영개선 권고, 50% 미만이면 경영개선 요구, 0% 미만이면 경영개선 명령 등을 내린다.

지난 1분기 기준 메리츠화재의 RBC비율은 175.3%로 상위 5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직전분기(189.98%) 대비 14.5%포인트나 감소한 수치다. 1분기 기준 5개 손해보험사의 RBC 비율 평균치(212.2%)와 비교해도 한참 못 미친다.

다가오는 IFRS17에서는 RBC비율을 200% 이상으로 유지해야 안정적이다. 보험사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금리인상과 더불어 부채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되면 보험사는 경영상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현 수준보다 세분화해서 산출해야 한다. 다양한 요인이 반영되는 만큼 요구자본량이 증가하게 된다. 즉 RBC비율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따라서 현재 170%대의 RBC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메리츠화재는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메리츠화재의 이번 유상증자를 금리 변동과 리스크 확대 등으로 인한 RBC비율의 추가하락을 방어하는 정도로 보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선제적 자본 확충에도 불구하고 지급여력(RBC)비율이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하기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지배적 관측이다. 메리츠화재가 RBC를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 증자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2021년 새 국제회계 기준인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을 선제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증자를 결정했다”며 “이번 증자가 마무리되면 지급여력(RBC)비율이 170%대에서 180%대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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