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이드롭뉴스 홈페이지 캡처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미국 등 국외에서 논란이 된 스마트폰 사진 무단 전송 버그와 관련, 내부적으로 사태 파악에 나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일 “현재 사업부에서 (스마트폰 사진 무단 전송 사태가 보도된 외신 내용에 대해) 전후 사정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후 사정을 파악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며 “내부 이슈인지 연관된 또 다른 이슈인지 확인한 뒤 상황을 말씀 드리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애플 전문매체 아이드롭뉴스(iDrop News)와 일본 IT 매체 기가진(GIGAZINE) 등 외신은 해외 게시판 레딧(Reddit)에 올라온 삼성 스마트폰 버그 추정에 관한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의 내용은 사용자의 입력 없이도 사진이 스마트폰에 등록된 연락처로 무단 전송된다는 것.

아이드롭뉴스는 이날 ‘삼성 폰이 자신도 모르는 새 사용자 개인 사진을 보내고 있다(Samsung Phones Are Sending Users’ Private Photos Unknowingly)’는 제목으로 “사용자의 입력 없이도 저장된 연락처로 사진을 보내는 새로운 버그가 삼성의 메시지 앱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 버그는 삼성 갤럭시S9과 갤럭시노트8에서 나타나고 있다. 외신은 이 문제가 더 많은 기기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어떤 사용자는 이전에 보낸 사진만 재전송됐다고 보고한 반면, 또 다른 사용자는 사진 갤러리의 전체 콘텐츠가 저장된 연락처로 공유됐다고 레딧에 전했다. 레딧 이용자는 “일부 삼성전자 제품은 메시지를 통해 갤러리 전체 콘텐츠를 산발적으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삼성전자 단말기가 여자친구에게 자신의 사진 갤러리 전체를 문자로 보냈지만, 내 메시지 앱에는 기록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버그가 발생했다고 보고한 사용자는 전송된 사진의 증거로 통신 사업자의 로그를 제시했다. 해당 외신은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통신사 로그를 주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이 버그는 통신사에 관계 없이 삼성전자 기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문제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국내 고객들은 이 같은 보도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 스마트폰 보안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누리꾼(tuug****)은 “상당히 치명적인 거 아닌가, 남들에게 내 동의도 없이 사진이 전송된다는 것인데”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mrpa****)은 “몇 일 전 연락처에 있는 전화번호로 사진 두 개를 보냈더라. 주머니에서 잘못 눌려 그랬나 했는데 이 경우 일 수도 있겠다”라고 비슷한 경험담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중국 화웨이 ‘보안 이슈’와 연관 짓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최근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와 대결 구도에 오르내리고 있다. 보안 이슈로 화웨이가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이번 삼성 스마트폰 버그 문제는 보안에 엄격한 통신 시장에서 삼성 측에 치명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한 누리꾼(dlk2****)은 “화웨이 폰을 사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한편, 아이드롭뉴스는 대부분의 보고서를 토대로 이 버그가 삼성의 메시지 앱에 최신 업데이트가 이뤄진 이후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이 매체는 삼성 스마트폰의 업데이트를 미룰 것을 강조했다.

또 삼성 메시지에 대한 저장 장치 접근 권한을 비활성화할 것을 당부했다. 이를 통해 문제의 버그가 사진 갤러리 전체를 사용자 동의 없이 연락처로 보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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