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사진=고은별 기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SK텔레콤의 통신요금제 개편이 업계의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지난 2월 LG유플러스에 이어 5월 KT마저 완전무제한 요금제를 내놨지만, 업계 1위인 SK텔레콤은 감감무소식이다.

3일 SK텔레콤에 따르면 회사 측은 통신요금제 개편과 관련, 아직 구체적인 발표 시기를 확정 짓지 못했다. 통신요금제 개편 추세에 맞춰 지난달 새 요금제 공개가 예상됐지만 발표가 미뤄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5일 요금제 개편안이 발표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은 수익성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신중한 모습이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통신요금제 개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 점유율 42%(2018년 4월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다. 파격적인 요금제를 내놓을 경우, 수익 감소 폭이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 관계자도 “정식 출시 일정이나 요금제 인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하지만 LG유플러스와 KT는 각각 2월과 5월, 속도 제어 없는 완전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은 상황이다. 경쟁사인 KT는 자사의 신규 ‘데이터ON 요금제’로의 가입자 유치 마케팅에 한창이다.

KT에 따르면 지난 5월 30일 출시한 무제한(일부 속도 제어) 요금제 데이터ON의 가입자 수는 이달 1일 기준 50만명을 넘어섰다. 출시 초기 20~30대 고객층이 요금제 변경을 통해 주로 가입했다면, 이제는 단말교체 시에도 70% 이상이 데이터ON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 KT 측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23일 내놓은 자사의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 누적 가입자 수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다만, 요금제 출시월인 2월(9만3875회선)에서 3월(11만7018회선)로 넘어가며 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한 가입자 수가 증가한 점을 미뤄 해당 요금제 출시가 신규 가입자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SK텔레콤도 저가와 고가를 모두 담은 전체 요금제 구간을 대상으로 한 전면 개편안을 곧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또한 지난 2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혁신적인 요금제를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앞서 반응이 좋았던 KT의 요금제 개편안 등을 참고해 데이터 제공량을 대폭 늘린 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KT가 정부의 보편요금제에 대항하는 저가요금제를 출시한 것을 두고, SK텔레콤도 이에 동참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현재 5G(5세대 이동통신) 구축을 위해 장비 선정 단계가 한창인 만큼 되도록 이달 내에는 요금제 개편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요금제 개편 과제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SK텔레콤 발표에 따라 LG유플러스도 저가 상품을 내놓을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