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총리실 영빈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싱가포르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와 서면인터뷰에서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는 게 우리 정부의 목표"라고 밝혔다.

싱가포르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12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한국전쟁 종전선언 추진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에 "종전선언은 상호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관계로 나가겠다는 공동 의지를 표명하는 정치적 선언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협정체결 등 항구적 평화 정착 과정을 견인할 이정표가 되는 셈"이라 평가하며, "시기와 형식 등에 대해서는 북미 등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며 현재 남북 및 북미 간 추가적인 협의가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6~7일 이뤄진 북미 고위급 협상 뒤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측이 이미 합의된 종전선언 문제까지 이러저러한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뤄 놓으려는 입장을 취했다"며 미국의 태도를 비판한 바 있다.

때문에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이 종전선언을 공개적으로 처음 언급한 후 나온 것이기에 더욱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가까운 미래에 통일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는가'라는 질문엔 "올해 들어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많은 성과가 있었으나, 한편으로 남북관계가 정상적인 궤도로 올라선 것은 이제 불과 6개월에 지나지 않는다"며 조급해 하지 않고 여유롭게 지켜봐줄 것을 우회적으로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려나가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남북관계 발전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평화로운 한반도에서 남북이 공존·공영하면서 민족공동체를 회복해 나간다면 통일의 문은 자연스럽게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 간 대화 모멘텀 유지 방안과 향후 한반도 상황 전망'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에서 세계사적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입을 뗐다.

이어 “전쟁에서 평화로 역사의 방향이 바뀌기 시작했다"며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남북미가 함께 첫걸음을 뗐다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다만 북미 간 군사적 긴장과 적대관계는 70년간 지속해온 문제로, 일거에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관건은 정상 간 합의 이행”이라며, “남북미 정상 합의대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고 이를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에 다다르려면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마련해 실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비핵화 이행방안을 더 구체화하고 한미는 상응하는 포괄적 조치를 신속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가을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 상황'에 대해 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만큼 앞으로 남북 간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기 등을 확정해나가게 될 것"이라며 "다만 현재로서는 가을 평양 방문을 당장 준비하기보다는 우선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노력과 실천이 쌓이는 과정이 곧 가을 평양정상회담의 준비과정"이라며 "올가을 평양에서 남북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