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제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5월 4일 오전 충남 홍성군 홍북면주민자치센터에서 부인 민주원씨와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재판에 13일 안 전 지사의 부인인 민주원 씨가 간접적인 증언이 아닌 최초로 직접 증인에 나선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13일 오전 10시부터 안 전 지사의 다섯 번째 공판을 열었다. 이날 민 씨를 포함해 안 전 지사 측이 요청한 증인 세 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으로, 특히 민 씨는 전 정무비서 김지은 씨의 평소 태도와 행동을 중점적으로 증언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피해자인 김 씨 측 증인들은 김 씨가 안 전 지사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는 수직적인 관계였다고 증언했다. 반면 안 전 지사 측 증인들은 김 씨가 안 전 지사와 격 없이 지냈다는 상반된 증언을 내놓으면서 강제성에 대한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 검찰 측(김지은씨 측) 증인인 안 전 지사 경선캠프 자원봉사자 구모 씨가 안희정 전 지사에 유리한 증언을 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구씨는 9일 비서 성폭행 의혹 사건 3회 공판에서 “민 여사가 ‘김지은이 처음부터 이상했다. (지난해 8월에 있었던 충남 보령시 죽도 상화원리조트에서) 새벽 4시에 우리 방에 들어오려고 한 적도 있다. 이상해서 내가 (지난해) 12월에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바꾸자고 했다. 김지은의 과거 행실과 평소 연애사를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구 씨의 이같은 진술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인 노영희 법무법인 천일 변호사는 “안 전 지사 측에서는 그런 진술을 해 준다고 한다면 본인이 그동안 주장해 왔던 것들을 뒷받침해 주는 그런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라고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천 변호사는 13일 YTN TV프로그램 ‘뉴스타워’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지금 핵심은 검찰 측 증인이라고 불리는 구 씨라고 하는 사람이 김지은 씨를 옹호하는 측의 입장에 서 있는 사람”이라면서도 “그 사람의 입을 통해서 나온 얘기가 바로 김지은 씨가 새벽에 남의 부부 침실에 들어갔다는 거지 않느냐”고 먼저 반문했다.

그는 이어 “그건 사실 수직적 관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않느냐”고 지적하며, “그런 상황이라고 한다면 오히려 안 전 지사 측이 주장하고 있는 우리는 애정관계였다, 이런 것을 뒷받침해 주는 증거가 사실은 상대방 측에서 나온 거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천 변호사는 덧붙여 “(안희정 전 지사의) 부인이 ‘맞습니다, 그날 내가 이 여성분(김지은 씨)이 들어와서 쳐다보고 있는 게 너무 이상해서 좀 오싹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이 여성분을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옮기라고 했습니다’라는 이런 말이 만약에 증언을 통해서 나오게 된다면 안 전 지사 측이 그동안 주장해 왔던 수평적 관계 내지는 애정관계라는 것에 드러나는 것”이라고 전했다.

천 변호사는 끝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인 입장에서 보자면 기분이 나쁜 상황이 될 수 있다”면서도 “안 전 지사 측에서는 그런 진술을 해 준다고 한다면 본인이 그동안 주장해 왔던 것들을 뒷받침해 주는 그런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라고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법원은 5차 공판에 이어 오는 16일 비공개 공판을 한 차례 연 다음 이르면 23일 검찰이 구형량을 밝히는 결심 공판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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