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의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도종환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추인하는 것에 “당신의 그 권력욕이 참 두렵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을 모시고 함께 일했던 사람으로서 김병준 교수를 너무 잘 안다”며, “그쪽 일하면서 당신의 출세를 위해 노무현 대통령님을 입에 올리거나 언급하지 말아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전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제2부속실장을 지내며 ‘노무현 키즈’라 불렸으며, 전 의원이 밝힌 대로 김 교수는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청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맡았다. 뿐만 아니라 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일한 ‘원조 친노’ 인사다.

김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1994년 개인 자격으로 ‘지방자치실무연구소’를 만들 때부터 인연을 맺었다. 이후 청와대에 입성한 뒤 김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의 정책기조였던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지휘했으며, 종합부동산세와 동반성장전략 등을 이끌었다.

이같은 이력을 두고 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김병준은 우리랑 출신이 다르다”며 반대하기도 했다. 때문에 김 교수의 비대위원장 내정은 한국당 입장에서도 모험이다.

다만 그는 노무현 정부를 마친 후에는 보수진영과 접촉면을 넓혔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지난 2016년 말 국무총리로 지명됐지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사실상 철회 당한 경험도 있다.

김 교수는 원조 친노지만 2013년 언론인터뷰에서 ‘친노 패권주의’에 대해 “친노는 과거지향적”이라며 “이제는 노무현을 넘어서야 하는데, 그저 노무현 사진만 앞세우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지난달 30일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실현가능성이 있든 없든 인권·환경·평화 등 가치를 말하고 있는데 한국당은 무슨 가치를 내세우고 있냐”며 “소위 보수라고 하는 집단 한국당은 무슨 가치를 내세우고 있냐. 그나마 가지고 있던 안보라는 가치를 놓아버렸다”고 보수 개혁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김 교수의 신임이 보수 개혁의 첫 걸음이 될 거란 관측이다.

김병준(오른쪽) 국민대 명예교수. 2018.01.17./사진=뉴시스

한편, 한국당은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위원회를 열고 혁신비대위 구성과 김 교수의 비대위원장 임명에 관해 의결한다. 전국위에서 의결될 경우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김 교수를 혁신비대위원장으로 최종 임명하는 형식적 절차만 남는다.

김 교수의 임명은 전날(16일) 김 권한대행이 국회에서 열린 두번째 의총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주간의 준비위 논의와 오늘 의총에서 모아진 총의를 바탕으로 한국당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내정자로 김병준 교수를 모시게 됐다"고 밝히면서 확정시 됐다.

한국당은 김 권한대행이 지난달 18일 의원들 의견 수렴 없이 중앙당 해체와 혁신비대위 출범을 발표하고 이튿날엔 박성중 의원의 '메모 논란'까지 빚어지며 김 권한대행의 재신임 문제가 대두되는 등, 김 교수의 혁신비대위원장 내정까지 한달 가까이 지독한 내홍을 겪었다.

하지만 16일 비공개 의총에서 김 권한대행이 지난 의총에서의 격한 언행에 대해 사과하고 주말동안 초·재선 의원들에게 접촉하며 당 내부 갈등 수습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쳐 김 교수의 신임은 무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의 신임은 17일 전국위원회에서 김병준 내정자를 추인한 후 23일까지 비대위원 임명 등을 마칠 예정으로, 김 교수의 내정이 한국당에게는 비대위 체제로 급속히 전환될 터닝포인트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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