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위성이 3월 14일 포착한 북한 남포항의 새 석탄 야적장 모습./사진=구글어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대북제재에 의한 금수품목인 북한산 석탄을 작년 2차례에 걸쳐 러시아를 경유해 국내 반입한 선박 2척이 석탄 하역한 이후에도 최소 22차례 이상 한국을 드나든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19일 “북한산 석탄을 싣고 한국에 입항했던 파나마 선적 '스카이 엔젤'호와 시에라리온 선적 '리치 글로리'호가 불과 2주 전까지 한국을 드나들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위법행위를 저지른 배가 20번 넘게 한국 항구에 정박했지만 억류 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을 인용해 작년 10월11일 5000t의 북한산 석탄을 싣고 포항으로 들어온 ‘리치 글로리’호는 이후 9개월 동안 최소 16차례 한국에 입항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리치 글로리호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가 올해 들어서도 1월 평택과 부산, 2월 평택과 인천, 4월 평택과 부산, 이달 4일 오전 11시58분 부산항에서 또다시 포착됐다고 전했다. 리치 글로리호는 현재 일본 해상을 항해중이다.

아울러 VOA는 작년 10월 2일 인천항을 통해 4000t으로 추정되는 북한산 석탄을 들여온 스카이 엔젤호도 지난달 14일 울산항에 입항하는 등, 작년 11월 부산, 12월 옥포, 올해 2월과 3월 울산, 최근 6월 평택과 울산에 입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VOA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불법선박이라고 공식 지목한 지난 3월 이후에도 한국을 6차례 방문했지만 적절한 제재 이행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며, “불법행위가 발각된 뒤에도 불과 한달 전까지 최소 6차례 자유롭게 한국을 드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산 석탄의 운반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돼 우리 정부가 지난 1월부터 억류 중인 토고 선적의 '탤런트 에이스'호도 홍콩에 주소를 둔 중국 회사 소유로 파악됐다고 VOA가 아시아·태평양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 안전검사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덧붙여, '탤런트 에이스'호는 실제 운영회사로 등록된 곳이 홍콩의 '우헹 쉬핑'이지만, 작년 5월까지는 '동진 상하이'호라는 이름으로 한국 회사 소유였다고 VOA는 전했다.

한편, 한국 당국은 해당 선박들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잡지 못해 작년 12월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명시된 선박의 나포, 검색, 동결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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