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관행·불필요한 제도 혁파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경기도 성남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열린 의료기기 규제혁신 및 산업 성장 방안 정책 발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생명을 지키기 위한 도전을 지원하겠다"며 "의료기기 산업의 낡은 관행과 제도, 불필요한 규제를 혁파하는 것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9일 오후 2시 분당 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 의료기기 규제혁신 현장을 방문해 "규제혁신이 쉽지 않은 분야이지만, 의료기기 산업에서 규제혁신을 이뤄내면 다른 분야의 규제혁신도 활기를 띨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작년 말 검찰에 고발 돼 화제가 된 김미영씨(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도 참석해 발표했다.

김씨는 이날 발표를 통해 “(아들 질병인) 1형 당뇨는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하며, “아이에 필요한 제품을 필사적으로 구했는데, 그게 법을 위반한 거라고 해 일곱 차례나 조사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소아 당뇨'(1형 당뇨) 환자인 아들(정소명)을 위해 피를 뽑지 않고도 혈당 체크가 가능한 '연속혈당측정기'를 같은 처지의 부모들과 해외에서 공동구매 했으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허가가 없다는 사유, 즉 무허가 의료기기 수입·제조 등 혐의로 고발돼 기소유예 처분으로 끝났다.

이를 들은 문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방금 소명이 어머니 이야기를 잘 들었다”며, “아픈 아이를 둔 어머니의 마음이 얼마나 애타고 속상했을까 싶다”고 위로했다. 이어 “그래도 어머니의 간절한 노력 덕분에 소명이의 밝고 건강한 모습을 볼 수 있어 무척 다행스럽다”며, “아픈 사람들·가족들에게 희망을 준 소명이와 소명이 어머니에게 큰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소명이 어머니의 이야기는 의료기기 규제에 대해 우리에게 깊은 반성을 안겨줬다"며 "의사의 진료를 돕고 환자 치료에 도움을 주려 개발된 의료기기들이 규제 벽에 가로막혀 활용되지 못한다면, 환자들이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그보다 더 안타까운 일이 없다"고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럴 때 우리는 누구를 위한 규제이고, 무엇을 위한 규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그동안 의료기기는 개발보다 허가와 기술평가를 받기가 더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며 비효율적인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의료기기 규제혁신에 대한 방안을 약속했다.

▲혁신성이 인정된다면 첨단 의료기기 신속하게 시장 출시 가능 ▲안정성 확보된 체외진단 기기 절차 간소화·단계적 사후평가 전환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 ▲인허가 과정 통합서비스·규제절차 전 과정 통합 상담 실시 등이다.

문 대통령은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매년 5%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다른 제조업에 비해 더 크다"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같은 첨단 기술의 융복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의료기기 산업을 미래 신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가 가진 세계적 수준의 의료 인력과 시스템을 의료기기 개발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덧붙여 문 대통령은 "규제혁신이 쉽지는 않은 분야이지만, 의료기기 산업에서 규제혁신을 이뤄내면 다른 분야의 규제혁신도 활기를 띨 것"이라며 "한국 의료기기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우뚝 서도록 정부가 노력하겠다. 여러분도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참석자들, 보건산업 관계자들의 지지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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