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소리꾼 채수현. 사진=서촌공간 서로.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경기소리꾼 채수현이 전통음악 상설공연 ‘깊은 舍廊사랑’ 무대에 오른다.

서울문화재단의 ‘2018 서울메세나지원사업’ 일환으로 추진되는 전통음악 상설공연 ‘깊은 舍廊사랑’은 8월 3일과 4일 양일간 총 3회에 걸쳐 서울 옥인동 소극장 서촌공간 서로에서 펼쳐진다.

‘깊은 舍廊사랑’에서의 ‘사랑’은 흔히 얘기되는 의미와 다르다. 한자 뜻 그대로 집, 머무는 곳이라는 의미의 ‘舍 ; 사’ 복도, 행랑을 의미하는 ‘廊 ; 랑’, 즉 땅을 파내어 만든 움과 같은 방을 의미한다.

‘깊은 사랑’은 경기소리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그 원형을 찾을 수 있다. 옛날 농한기에 한시적으로 마을의 남성들이 땅을 파내어 만든 움과 같은 방을 일컫는다. ‘깊은 사랑’은 일을 하다 지친 이들이 잠시 눈을 붙이거나 서로의 일상을 나누기도 하며, 무엇보다 귀명창들이 소리꾼을 불러 소리를 청해 들으며 마음을 달랬던 공간이다.

경기소리꾼에게는 이러한 ‘깊은 사랑’이 전통소리를 나누면서 명창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처럼 여겨졌던 무대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은 경기소리를 즐기던 공간 문화인 ‘깊은 사랑’을 현대적으로 재현한 무대로 꾸며진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이자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채수현은 이 무대에 올라 그녀 특유의 힘 있고 단단하며 때로는 애절하고 때로는 호탕한 소리로 경기소리의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채수현은 경기민요 전공자이지만, 사물놀이 장단에 빠져 살기도 했고 동해안 별신굿을 하겠다며 6개월 간 동해안에 내려가 살기도 했다. 경기소리의 뿌리를 깊이 이해하고 온몸으로 체득한 소리의 원형을 지켜나가는 일에도 열심이다. 2017년 10월에는 2시간 넘는 시간 내내 노래해야 해서 경기 소리계의 완창이라 불리기도 하는 12잡가 완창 무대를 성공적으로 선보인 바 있다.

2017 KBS 국악대상 민요상 수상, 2016 세종대왕 전통예술경연대회 대상 등 굵직한 수상 경력이 있다.

공연은 인터파크 티켓과 서촌공간 서로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티켓 가격 전석 3만원.

한편 지난해 ‘깊은 舍廊사랑’에서는 ‘깊은 사랑’ 문화를 재발견하고 현대적으로 복원해 오고 있는 경기소리꾼 이희문과 14명의 소리꾼이 그 무대를 꾸며왔다.

소리꾼 개인의 인생에 담긴 한국 전통소리의 역사, 소리꾼마다 제각각인 그 모습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전통소리의 오늘과 미래, 그리고 관객과 함께 나누는 웃음과 감동이 인상 깊었던 작품으로 한국 전통소리를 즐기는 새로운 문화를 제시했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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