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임시주주총회 승인…100년 기업을 향한 비전 제시
포스코 경제성·상업성 재점검 시사

최정우 포스코 회장 / 사진 = 포스코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포스코의 제 9대 대표이사 사장으로 최정우 신임회장이 공식 취임했다.

27일 포스코는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정우 신임회장이 포스코 그룹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장인화·오인환 대표이사와 함께 3인 대표이사 체제를 갖추게 된다.

제 9대 포스코 회장으로 선임된 최정우 회장은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재무실장, 정도경영실장, 가치경영센터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회계·원가관리, 심사분석 및 감사, 기획 업무 등 제철사업 운영의 핵심 업무들을 두루 경험했고, 구조조정 등을 주도하면서 포스코의 주요 사업을 들여다보는 객관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는 평가다.

그리고 36년간 경험한 다방면의 업무경험을 통해 '철강업 전문가'이자 '포스코 9대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이사회와 주요 주주 역시 포항제철(현 포스코)에 입사한 후 포스코건설, 포스코대우, 포스코켐텍 등 주요 요직을 거친 최 회장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했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력이 포스코가 추구하는 '철강 그 이상의(Steel & Beyond) 100년 기업' 비전에 맞는 적임자라는 인식을 줬다.

◆ 최정우 회장, 36년간 기록한 노트…전략안 완성

최정우 회장이 이사회로부터 최종 낙점된 것은 지난 36년간 작성한 노트가 큰 역할을 했다.

포스코, 포스코건설, 포스코대우, 포스코켐텍 등 주요 요직에 몸 담으면서 각 분야의 개선점, 대·내외적 우려에 대한 해결책, 타 회사의 좋은점 등을 매일 정리했다.

좌천이라고 평가받던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인사조치됐음에도 불구하고 노트의 작성을 쉬지 않았다.

그리고 권오준 회장의 사임발표 후 이 노트에 포스코의 소명과 비전을 구체화시켜 담았다. 또 경영쇄신방안, CEO의 역할에 대한 고민과 조직문화, 사업계획, 대북사업, 사회공헌 등 분야별로도 전략안을 만들어 나갔다.

CEO후보추천위원회에서 면접대상자로 결정되었을 때 이미 제시한 전략안이 사외이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다. 완성된 전략안의 시행이 기대된다.

◆ 'With POSCO' 가치 제시…"새로운 포스코의 길 열 것"

이날 취임한 최 회장은 'With POSCO(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라는 가치를 제시했다. 포스코가 장기적 비전을 달성하고, 100년 기업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로 재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개혁방향으로 ▲고객·공급사·협력사 등과 함께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Business With POSCO' ▲더 나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Society With POSCO' ▲신뢰와 창의의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People With POSCO' 등을 제시했다. 또 이 세 방안을 통해 '새로운 포스코의 길(New POSCO Road)'를 걸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철강생산체제 구축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 확보 ▲국내 철강산업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제고 ▲시너지가 높은 유관사업 발굴 및 재배치 등 사업구조 개편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임직원들의 마음가짐도 다시 잡을 것을 요청했다. ▲형식보다 실질 ▲보고보다 실행 ▲명분보다 실리 등 ‘3실(實)’을 제안했다.

◆ 포스코 경제성 재점검 시사…신성장부문 외부 인력 수혈도 

최정우 회장은 취임식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철강업계의 당면 과제와 포스코가 나아갈 방향도 제시했다.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가 수출하는 주요 국가 대부분으로부터 통상규제를 받고 있다"며 "영향이 다소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보호무역 기조가 확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돼 주요 시장의 경쟁 강도가 더욱 강화될 거라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유럽연합(EU)의 철강재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잠정조치에 대해서는 "당장 우리 판매량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이미 올해 목표의 80%를 달성해 올해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정우 회장은 이러한 보호무역 장벽 확대 기조 속에 포스코의 경쟁력 확보할 방안으로 '월드 프리미어 전략'과 현지 통상전문인력 활용을 강조했다. 그는 "현지 소싱을 다변화하고 현지 철강사와 제휴·협력을 통해 현지 생산 공급을 늘리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신성장 전략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최 회장은 "우선 에너지 소재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배터리와 에너지 저장 소재 만들고 있는 LG화학이나 삼성SDI에 양극재와 음극재를 공급하고 있는데 음극재는 포스코켐텍에서 양극재는 포스코ESM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이 두 개를 통합해 연구·개발(R&D)와 마케팅 시너지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시장과 에너지 저장 소재 등의 성장과 맞물려 저희 목표는 2030년 전 세계 시장점유율의 20%, 매출 15조원 이상"이라며 "당분간 에너지 저장 소재에 들어가는 양극재와 음극재, 전 단계인 원료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 회장으로서의 포부도 밝혔다. 최정우 회장은 "저는 철강 전문가는 아니지만 철강업 전문가로 지금까지 주로 엔지니어들이 많이 (회장을) 해와서 효율성 떨어지는 기술이나 공정이 제철소에 잔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부분을 제가 경제성이나 상업성 측면에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번 개혁과제에 이런 부분을 포함해 포스코가 더욱 실질적이고 실현을 중시하는 체제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직개편과 관련해서는 신성장 부분에서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그룹의 신성장 부분에 조직 보완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신성장 부문은 여러 전문가를 모셔오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포스코 사람들은 철강적 이미지가 있어서 신성장사업에 그동안 실패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사업영역에서 사업적 마인드를 갖고 외부 전문가를 초청·영입해 실행력을 높이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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