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세종대 교수. 사진=액터컴퍼니 .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배우 겸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 김태훈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피해자 B씨가 그를 겨냥해 "더 이상의 2차 가해에 대해 좌시하겠다"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피해자 B씨는 2일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의 공동 입장을 통해 “지도교수였던 김태훈의 요구에 따라 노래방 등에 가야 했을 뿐 결코 사적인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며 “(김태훈이) 먼저 연락을 취한 적이 없다는 말은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김태훈은 자신을 순진한 피해자마냥 코스프레하며 언론을 통해 B씨의 본명과 휴대폰 번호를 유출하는 악의적인 행각을 보였다”며 “미투 이후 B씨에게 한 번도 연락해온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법무법인을 통해 B씨가 ‘연락이 두절됐다’ 등의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유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B씨는 대학원을 다니는 동안 벌어졌던 사건이므로 고소에 앞서 학교 조사에서 사실관계를 가려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그간 학교 측의 조사에 임하고 탄원서를 제출했다”며 “그럼에도 김태훈은 B씨가 언론에 입장을 발표하지 않은 것을 들며 마치 B가 교수들 뒤에 숨은 것처럼 황당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김태훈은 이 사건(성추행)의 가해자로 회부돼 현재 징계위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김태훈이) 언론에 사실관계를 조작해 인터뷰를 하는 것은 그야말로 2차 가해”라며 “김태훈은 피해자에 대해 무분별한 신상 공개와 명예훼손을 멈춰주기 바란다. 더 이상의 거짓 폭로와 명예훼손을 가할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B씨가 지난 2월 페이스북 페이지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을 통해 김 교수에게 차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자, 김 교수는 사과문을 내고 “B씨와는 서로 호감을 느끼고 있다고 착각했다”고 해명한 뒤 교수직을 자진 사퇴했다.

하지만 4개월 뒤 김 교수는 “성추행 범죄자가 아니다”라며 “아무런 근거 없이 일방의 주장만으로 사람을 범죄자로 매도하는 것이야 말로 비대위가 주장하는 흑색 프레이밍이며 미투 운동의 본질을 퇴색시키는 인격살인에 불과하다”고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지난달 4일에도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거짓 주장을 한 적이 없다. 성추행 의혹을 주장하는 폭로자 B씨는 왜 학교의 진상조사에는 응하지 않았으면서 이렇게 소모적인 거짓 여론조성만 하려는지 모르겠다”면서 “B씨가 저를 법정에 세워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한편 20여년 전 김 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요구받았다고 폭로한 또다른 피해자 A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미투 폭로 당시엔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죄했지만 “성폭행 범죄자가 아니다”라고 입장을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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