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정동영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제1차 정기 전국당원대표자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국민들이 평화당을 바라볼 때까지 전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촛불의 열망으로 등장한 정부이지만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당을 살리고, 힘 없고 돈 없고 의지할 곳 없는 약자의 편에 서서 정치하라며 정동영에게 기회를 줬다고 믿는다”

민주평화당 새 당대표에 4선의 정동영(65) 의원이 선출됨에 따라 정 대표의 그간 정계 연혁과 향후 행보에 대해 주목된다.

정 신임 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68.5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유성엽·최경환·허영·민영삼 후보는 득표율 2∼5위를 기록해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정동영은 누구인가?

민주평화당의 새 신임 대표가 된 정 대표는 MBC 기자 출신으로 15대 총선을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민주당 최고위원이자 동교동계의 좌장이었던 권노갑 전 의원을 비판하며 퇴진 요구를 했고 '개혁'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이후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을 이끌며 초대 의장으로 지낸 정 대표는 지지율이 급등하며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에도 노무현정부 통일부 장관, 17대 대통령 선거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등 차근차근 인지도를 쌓았다.

그는 2006년엔 다시 의장이 돼 열린우리당을 이끌었고, 2007년엔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가 돼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경쟁하기도 했다. 이후 18대(서울 동작을), 19대 총선(서울 강남을), 2015년 재·보궐선거(서울 관악을)에 출마해 낙선했지만 20대 총선(전북 전주병)을 통해 국회에 입회했다.

◆정동영이 당면한 과제...지위회복·당 존재감 부각

이젠 당 대표가 된 정 대표의 숙제는 교섭단체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다. 14명의 의원을 둔 평화당은 6석의 정의당과 교섭단체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을 꾸렸지만 최근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이 사망하면서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당장 내일부터 교섭단체 복원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보다 급한 과제에 당면했다. 현재 평화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의당과 바른미래당보다 뒤처지며 지지율 1%의 최저로 기록되고 있다.

때문에 특히 정 대표는 한 자릿수인 당 지지율을 끌어올려 당의 존재감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시급하다.

평화당은 계속해서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내고는 있지만, 지지율과 아울러 존재감이 거의 없어 정국 주도권에서 크게 뒤쳐진 모습이다. 이와 관련 정 대표는 "평화당을 존재감 있는 당으로 만들어갈 것"이라며, "70년 동안 양당제로 걸어온 거대 양당 체제를 혀가 하고 앞장서서 다당제 민주주의를 이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호남에 지역 기반을 둔 평화당의 확장성과 작은 규모는 정 대표에게 큰 어려움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총선이 1년 반가량 남은 가운데 정 대표의 활약이 평화당의 미래가 된 셈이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6일 오전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이윤희 대표이사를 만나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첫 공식일정, 한진중공업..."힘 없고 돈 없고 목소리 약한 사람을 대변할 것"

그는 구체적 당 운영 전략과 목표로 '현장 정치'와 선거제도 개혁 시도를 언급했다. 정 대표는 “희망은 어디에 있느냐”며 반문하더니 “현장에 있다”고 답했다. 이어 노동자, 자영업자, 비정규직, 농민 등의 곁으로 달려가 민생을 살피겠다고 했으며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에 대한 실천으로 정 대표는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한진중공업을 찾아, 진일보한 진보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평화당의 의지를 보였다.

정 대표는 6일 오전 부산 영동구 태종로에 위치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찾아 평화당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현재 정부의 산업정책은 부족한 점이 있다”며 “이번에 현장을 찾아 회사 측 애로사항과 복직 이후 노동자들의 하소연도 들어보고자 한다”고 한진중공업에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평화당은 힘 없고 돈 없고 목소리 약한 사람을 대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힘 없고 돈 없고 목소리 약한 사람’의 의미는 2011년 정 대표가 한진중공업 노조원을 응원하기 위해 방문했다가 최루액 세례를 받은 것과도 인연이 있다. 2011년 민주당 최고위원이었던 정 의원은 경영악화로 희망퇴직한 수백명의 생산직 근로자를 위로하기 위해 ‘희망버스’(집회 참가자를 위해 운영하는 버스)에 정의당 고(故) 노회찬 원내대표와 함께 적극 참여했다가, 경찰의 최루액을 맞아야 했다.

이같이 정 대표가 노동자 문제에 관심이 높은 만큼 평화당은 앞으로 노동문제에 있어서는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줄 거라고 예상된다. 그는 2010년 반성문을 통해 노동문제에 소홀했던 과거를 참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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