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일 배송’ 강점 잃은 쿠팡…“배송량 증가에 따른 일시적 현상” 해명

사진=쿠팡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쿠팡은 급히 물건이 필요할 때 배송받을 수 있는 로켓배송이 메리트인데, 로켓배송이 안되면 더 이상 이용할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 명절에도 배송돼놓고, 배송 지연에 물량폭주라는 변명만 늘어놓는다.”(네이버 회원 ‘shso****’)

최근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쿠팡 배송 지연에 대한 불만글이 속출하고 있다. 로켓배송을 통해 제품을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 2~3일 지연은 기본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나 ‘쿠팡 로켓배송’과 관련한 소비자 불만 글은 지난 7월 한달간 절정을 이룬 상황. 배송 지연에 따른 소비자 불만은 8월이 된 지금까지도 끊이질 않는 모양새다.

이들이 하나같이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로켓배송’ 서비스가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점이다. ‘로켓배송’이란 자정까지 주문할 경우 주말과 휴일 등에 무관하게 바로 내일이면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쿠팡의 특화된 서비스다.

로켓배송에 해당하는 상품을 1만9800원 이상 구매할 경우 쿠팡맨에 의해 주문 익일이면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다는 강점 덕에 대부분의 고객들이 로켓배송 때문에 쿠팡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지역별 맘카페 등을 통해 쿠팡 배송 지연과 관련한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실제 포털사이트에 검색만 하더라도 이 같은 내용이 언급된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트위터 등 SNS에도 지난 1달간 쿠팡 배송 지연에 대한 불만글은 수도 없이 게재돼 있었다. 트위터리안 ‘@LOEY_61****’는 “다음날 바로 받으려고 2만원 넘게 채워서 쿠팡 로켓배송을 시켰다”며 “그런데 배송지연이면 왜 로켓배송을 시킨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 ‘@neverc****’ 역시 “부득이 배송이 지연돼 죄송하다고 쿠팡 측에서 문자가 왔다”며 “급한 물건이라 일부러 로켓배송을 시킨건데 화낼수도 없고…”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막상 이 같은 배송 지연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보상책이 없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분통을 더욱 터트리게 하는 윤활제 역할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정까지 주문하면 내일 도착’한다는 문구를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있는 이들이 막상 배송 지연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응책도 마련하지 않은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네이버 카페 이용자 ‘hyj0****’는 “상담원에게 배송 지연과 관련한 보상 시스템을 물었더니 아무것도 마련돼 있지 않다고 하더라”며 “수 차례에 걸친 상담원과의 통화를 통해 ‘도착 보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이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지지 않는 것이냐 물으니 그제서야 캐쉬(적립금) 3000원을 보상해주겠다더라”고 일화를 언급했다. 이어 그는 “처음 문의때는 회피성 상담에 그치더니 진상을 떨어야 보상해주는거냐”고 쿠팡 측의 대응에 대해 꼬집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는 실정에 쿠팡 측은 앞서 ‘쿠팡맨’ 운영 방식으로 한차례 구설수에 올랐던 바 있어 더욱이 논란의 중심에 선 모습이다. 배송 지연에 따른 소비자 불만을 잠재우고 또 다른 서비스의 시행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직원들을 혹사시킨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앞서 이들은 새벽배송 도입에 앞선 테스트 진행을 위해 일부 쿠팡맨들에게 새벽 2시30분 출근, 오후 12시30분 퇴근 시스템을 적용시킨 바 있다.

일부 지역(서초 캠프)에서 원하는 근무자에 한해 신청받아 운영된 해당 근무 시스템은 새벽 2시부터 6시까지의 근무분에 대해서는 1.5배의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일부 쿠팡맨들 사이에서 해당 서비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근로자와 협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근무 스케쥴의 변화”라는 불만이 제기된 상황이다. 결국 ‘저녁있는 삶 쿠팡맨은 포기해야하나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관련해 쿠팡 측은 “주 52시간 근무로 인한 근로시간 단축 및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온라인 쇼핑 주문량 증가로 일시적인 배송지연 사태가 벌어진 것 뿐”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쿠팡 관계자는 “지난 7월 한달간 날씨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온라인쇼핑몰 주문량이 급증한 상황”이라며 “배송량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주 52시간 근무 시행으로 쿠팡맨들의 근로시간이 매일 1시간 가량 단축된 상황에서 모든 물량을 제시간에 소화하기란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새벽 근무 종용 의혹과 관련해서는 “결론적으로 사실이 아니다”라며 “보다 효율적인 배송 서비스를 위한 제안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이 언급됐던 것이 와전된 것일 뿐 결코 ‘2교대 근무제’, ‘새벽 근무제’ 등이 시행됐던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웨이브(Wave) 근무형태 및 향후 새벽배송 서비스 시행에 대해서는 열린 답변을 내놨다.

해당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열린 ‘쿠톡(Coutalk) 7기 발대식’ 자리에서 물류센터에서 출고되는 상품을 두 개의 시간대로 나눠 전국 캠프로 발송하고, 쿠팡맨 역시 두 개의 시간대로 나누어 출근해 해당 상품을 효율적으로 고객에게 배송하는 근무 형태인 ‘2웨이브’ 제도에 대해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지만 쿠팡맨과 지속적인 논의 등을 통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2웨이브 제도란 오전 8시30분 출근 오후 7시30분 퇴근, 오전 11시 출근 오후 10시 퇴근 두 가지 스케쥴로 운영되는 근무 방식이다.

아울러 새벽배송 서비스의 경우 “현재까지는 서초캠프에 한해 테스트 성으로 시행되고 있는 해당 서비스의 공식 론칭에 대해서는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쿠팡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익일 배송을 강점으로 삼고 있는 업체가 이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어떠한 메리트가 있겠느냐”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이용객들은 가격적인 혜택보다는 ‘로켓배송’이 가진 장점 때문에 쿠팡의 충성고객으로 자리하고 있던 것”이라고 설명하며 “그러나 계속해서 이 같은 상황이 빚어질 경우 고객 이탈 가능성이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쿠팡은 최근 오토매틱 기어가 장착된 배송트럭의 도입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1종, 2종 수동 운전면허 소지자에 한해 쿠팡맨에 지원 가능했던 것과 달리 2종 오토 운전면허 소지자까지 지원 자격이 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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