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재용 부회장 접견 한 달 만에 대규모 투자 발표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지난달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 공단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삼성이 3년간 180조원, 4만명 직접 채용이라는 역대급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방점이 찍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순방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지 한 달여 만에 나온 투자계획이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국내에도 투자를 많이 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8일 삼성은 신규투자 확대, 청년일자리 창출, 미래 성장산업 육성,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 상생협력 강화를 골자로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했다.

투자와 채용 확대는 삼성이 기존 사업에서 '초격차'를 유지하면 AI, 바이오,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 등 신산업 분야에서 리더십을 선점하기 위한 성장 전략과 내부 수요를 반영했다.

우선 삼성은 향후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중 130조원은 국내에 투자된다.

반도체는 AI, 5G, 데이터센터, 전장부품 등의 신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에 대비해 평택 등 국내 거점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는 글로벌 경쟁사의 대량 물량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차별화 제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AI, 5G, 바이오사업 등에는 약 25조원을 투자해 국내 혁신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방침이다.

또 삼성은 향후 3년간 4만명을 직접 채용하기로 했다. 실제 채용계획 상 3년 간 고용 규모는 약 2만~2만 5000명 수준이나 최대 2만명을 추가로 고용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삼성측은 국내 130조 원 투자에 따른 고용 유발 효과가 반도체·디스플레이 40만명, 생산에 따른 고용유발 30만명 등 약 70만명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인 4차산업혁명 선도를 위해 4대 미래 성장사업 육성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4대 미래 성장산업은 AI·5G·바이오·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이다. AI는 반도체, IT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자 4차 산업혁명의 기본 기술인 만큼, 연구역량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한국 AI센터를 허브로 글로벌 연구 거점에 1000명의 인재를 확보하기로 했다.

또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계기로 칩셋·단말·장비 등 전 분야에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주도해,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KT경제경영경구소에 따르면 5G 상용화 시 사회 경제적 파급 효과는 2025년 이후 연간 최소 30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바이오시밀러(제약), CMO사업(의약품 위탁생산) 등에도 집중 투자해 바이오 분야를 '제2의 반도체'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바이오 사업은 오랜 기간 동안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고령화와 만성/난치질환 증가 등 사회적 니즈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다.

바이오시밀러 제품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6~7년간 약 2000억원의 개발비가 필요할 정도로 장기 투자가 필수다. 삼성은 2010년 삼성서울병원 지하 실험실에서 12명으로 바이오 사업을 시작한 이래, 2011년 4월 인천 송도 매립지 위에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 2012년 2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는 등 바이오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현재는 임직원 수가 2800여명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CMO M/S 세계 3위 기업으로 성장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회사 설립 이후 바이오시밀러 제품 3종을 출시하는 성과를 낸 바 있다.

기초과학 분야와 미래성장 분야 연구 지원에도 힘쓴다. 삼성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총 1조5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이 쌓아온 혁신 역량과 노하우 역시 개방·공유해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기로 했다.

우선 정부와 함께 청년들에게 양질의 소프트웨어 교육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향후 5년 간 청년 취업 준비생 1만명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또 동기간 500개 스타트업 과제를 지원하기로 했다. 일환으로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Lab 인사이드'를 확대해 200개 과제의 사업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의 최대 장점은 창업/분사 이후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5년 이내에 복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여기에 사외 벤처 지원프로그램 'C-Lab 아웃사이드'를 운영, 5년간 300개 스타트업 과제를 지원하기로 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혁신 생태계 조성안으로는 연간 400억원 수준인 산학협력 규모를 향후 1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중소기업과 상생협력을 위한 방안도 담겼다.

삼성은 정부와 함께 스마트 팩토리 4.0 지원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계획이다. 삼성과 중소벤처기업부는 5년간 1100억원(중소벤처기업부 500억원, 삼성 600억원)을 조성, 중소기업 2500개사의 스마트 팩토리 전환과 국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할 예정이다.

협력사 지원프로그램은 3차 협력사까지 확대한다. 이를 위해 총 7000억원 규모의 3차 협력사 전용 펀드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우수 협력사 인센티브는 2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고 규모도 1000억원으로 2배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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