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바일 사업의 비전과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삼성전자의 차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X(가칭)’가 내년 초 출시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주 미국 뉴욕에서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9’을 공개했다. 업계는 노트9이 부진한 모바일 사업에서 구원투수가 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내년 출시될 폴더블폰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13일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폴더블폰의 내구성 문제 등 기술적 단계를 거의 마무리한 뒤 상용화 일정을 조율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후 신제품 출시 일정에 관해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갤럭시 X는 내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CES 2019’ 또는 2월 스페인에서 열릴 ‘MWC 2019’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갤럭시 X 출시가 머지 않은 만큼, 상반기 예정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에서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업계는 접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X에 그 어느 때보다 혁신이 집약될 것으로 보고 출시 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18’ 행사를 열어 신제품 노트9을 공식 출시했다. 노트9은 4000mAh 대용량 배터리와 기본 128GB·512GB 내장 메모리, 전작보다 0.1인치 더 커진 6.4형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특히 블루투스 기능이 탑재된 ‘S펜’으로 편의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노트9은 부진에 빠진 모바일 업황에 어느 정도 활기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올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 S9’의 부진을 돌려 세울 ‘게임체인저’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34.2% 감소한 2조6700억원을 기록했다. 노트 시리즈 출하량은 노트3에서 고점(2500만대 이상)을 찍은 이후 계속해서 내리막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트9에 대해 “전반적인 하드웨어 사양은 전작 대비 큰 차이가 없다”면서 “디자인 등 근본적인 변화보다 약간의 성능 개선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프로젝트 밸리(Project Valley)’라는 코드명으로 폴더블폰을 개발해 왔다.

폴더블폰은 의미 그대로 접는 스마트폰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갤럭시 X에 7인치대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 X의 휘어짐 정도는 곡률 2.5R(종이를 접는 수준과 비슷)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배터리 용량은 4000mAh 이상이 유력한 것으로 거론된다.

폴더블폰은 특성상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등이 접혀야 하고, 내구성이 강해야 하기 때문에 고가일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외신들은 갤럭시 X가 최소 1500달러(한화 약 170만원)를 훌쩍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업계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가 ‘세계 최초’ 폴더블폰을 준비 중인 만큼 삼성 또한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이와 관련해 고동진 삼성전자 IM(모바일)부문장(사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 노트9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폰에 대해서는 세계 최초를 빼앗기고 싶지 않다”고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빠르면 연내 공개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고 사장은 “세계 최초라고 하는 것이 진짜 의미가 있는 것인지, 세계 최초보다는 진짜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혁신,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혁신과 변화를 그쪽으로 가져가고 있다”면서 “이것을 시장에 내놨을 때 ‘삼성전자 제대로 만들었네’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 멀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외에도 내년 갤럭시 시리즈 10주년을 맞이해 ‘갤럭시 S10’을 준비 중이다.

내년 상반기 출시될 갤럭시 S10은 기존 2종(일반, 대화면)에서 3종(일반, 대화면, 보급형)으로 라인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갤럭시 S10은 내년 3월 상용화될 5G(5세대) 이동통신용 모델은 아닐 것으로 관측된다.

고 사장은 “3.5㎓ 대역과 28㎓ 대역에서 모두 사용하면서 논스탠드얼론(NSA·4G와 5G 모두 사용 가능한 기술형태)까지 하려면 내년 3월에 준비가 안 된다”며 “3~4월을 출시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큰 볼륨으로 움직이는 플래그십 모델(S시리즈)에 제한된 버전을 탑재할 수는 없다”며 S10을 통한 5G 단말 출신은 없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5G 이동통신용 스마트폰 출시 시점에 대해선 확답을 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 수요가 얼마나 될지 장담할 수 없으나, 일정 부분 시장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관심을 갖고 있다”며 “아마도 진정한 스마트폰 하드웨어 혁신과 판매 확대는 갤럭시 S10, 폴더블폰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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