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7 씽큐/사진=LG전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매달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등 하반기 스마트폰 사업 실적도 부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14일 이동통신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LG폰에 대한 관심은 극도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LG폰에 대한 시장 반응은 그저 무난하다”며 “사실 들리는 이야기 자체가 없다”고 미온적인 시장 분위기를 전달했다.

경기도 북부에서 휴대폰 대리점을 하는 A씨는 “나이가 많은 고객들에겐 LG 중저가폰을 추천해드리기도 한다”면서도 “그렇지만 LG폰은 잔고장이 많다는 인식도 있고, 대체로 프리미엄폰엔 관심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LG폰에 대한 시장 반응은 최근 출시된 ‘갤럭시 노트9’ 등 삼성의 신제품 효과와는 무관하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업계는 기존에 쌓인 LG폰에 대한 낮은 기대치로,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다소 부정적인 인식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올해 5월과 7월 전략 스마트폰인 ‘G7 씽큐’, ‘V35 씽큐’를 각각 시장에 내놨다. 특히 올해는 보급형 X2, X4, X5와 중가폰인 Q7, Q8까지 제품 라인업을 지속 늘리는 등 물량 공세를 이어온 상황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을 더한 LG전자의 G7 씽큐는 시장의 기대에도 출하량이 150만대를 밑도는 등 역대 G 시리즈 중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G7 씽큐는 황정환 MC사업본부장(부사장) 취임 후 처음 내놓은 야심작이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을 광고 모델로 내세웠지만, 흥행은 거두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당초 G7 씽큐 출하량 목표를 300만대로 잡았다. 2014년 G3가 560만대로 최고치를 달성한 이후 G4 440만대, G5 310만대로 판매량은 계속해서 줄고 있다. 지난해 G6 역시 목표인 600만대보다 절반 수준인 300만대에 그쳤다. 전작 수준 판매량을 기대한 G7 씽큐는 신제품 효과 소멸로 결국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LG전자는 조만간 G7 씽큐 파생모델을 출시하는 한편, 오는 10월경에는 V40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출시한 지 얼마 안 된 V35 씽큐에 대한 반응도 엇갈린다. V35 씽큐는 G7 씽큐·V30의 장점만을 담은 제품이다. 혁신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3개월 뒤 최신 모델을 사겠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온다.

또 최근 LG전자는 300대 한정으로 200만원에 달하는 초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시그니처’ 에디션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다소 불확실한 전략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업계는 LG 스마트폰의 부진이 올 3분기 이후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 2조723억원, 영업손실 1854억원을 기록해 1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증권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3분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문 영업손실은 1730억원, 4분기엔 1450억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LG전자의 올해 연간 스마트폰 사업은 영업손실 약 63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년 영업손실 7368억원에 비해서는 소폭 개선되지만, 적자 환경을 벗어날 순 없을 전망이다.

이동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주요 스마트폰 업체의 출시가 몰려 있는 만큼 경쟁 격화로 MC(스마트폰) 실적 개선세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부문의 분기 매출이 2조4000억원이 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현재의 라인업을 통한 다양한 모델 출시로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는 등 하반기 수익성 중심의 매출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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