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는 거창, 서비스는 미흡…소비자 불만만 폭주

산업부 유수정 기자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2018년 여름,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기 전부터 가장 떠들썩 했던 단어는 바로 ‘호캉스’가 아닐까 싶다.

호텔(Hotel)과 바캉스(Vacance)의 합성어인 ‘호캉스’는 해외나 휴가지로 떠나지 않고도 도심 속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다는 콘셉트로 올 시즌 큰 인기를 끈 새로운 휴가 방식이다.

성수기 휴가지에서 기승을 부리는 바가지 요금 탓에 오히려 휴가를 망치고 돌아오는 이들이 매년 늘어나며 차라리 같은 금액을 주고 호화로운 호텔의 서비스를 누리겠다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

이 때문에 일반적인 관광·비즈니스·부티크 호텔 등은 물론 콧대 높기로 유명한 5성급 이상의 호텔까지도 올 여름은 모두 ‘호캉스 패키지’를 내놓기 바쁜 모습이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준비 없이 호텔의 사정을 생각지 않고 급급히 내놓은 호캉스 패키지들은 유행에 편승해 한 철 장사를 해보겠다는 이들의 속내를 여실히 보여준 꼴이었다. 한 마디로 피서지 바가지 요금과 다를 바 없었던 셈.

바다와 계곡 등의 바가지 요금을 피하고 지불한 가격 만큼의 제대로된 서비스를 누리고자 찾았던 고급 호텔에서 오히려 또 다시 기분이 상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는 호캉스를 누리기 위해 방문한 호텔 서비스에 불만을 느꼈다는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실정이다.

객실 수 대비 턱 없이 부족한 주차시설은 물론, 위생상태와 패키지에 포함된 조식을 이용하기 위해 찾은 레스토랑에서 앉을 자리조차 없어 한참을 기다렸다는 얘기는 불만 축에도 못낄 정도다.

체크인·아웃에 한두시간 이상 걸려 결국 낮 시간을 모두 허비했다는 불만과 인피니티 풀 등 야외 수영장을 메인으로 삼고 있으면서 투숙객에 한해 무료로 이용 가능했던 수영장을 사전 안내도 없이 유료로 전환한 것은 물론 수용 인원 초과로 부랴부랴 입장에 제한을 둬 이용도 못하도 돌아왔다는 불만도 허다했다. 여기에 유료 풀파티 개최로 인해 투숙객 혜택이 무의미했던 것은 물론, 오히려 아이를 동반한 투숙객의 경우 등한시 되는 상황도 발생했다는 불만도 잇따랐다.

실제 기자 역시 최근 약 30만원대 가량으로 구성된 일명 ‘호캉스 패키지’를 결제하고 인천에 위치한 한 호텔에 방문했다가, 몰려든 숙박객을 모두 수용하기 벅차했던 호텔 측의 태도에 제대로 된 서비스를 이용하지도 못하고 “여름 성수기에는 호텔에서도 호갱되는구나”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일반적으로 호텔이란 숙박 이외의 다양한 부대 시설 이용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아무리 호텔이 대중화된 시점이라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아직까지 ‘큰 마음 먹고 가는 곳’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한시적 유행에 편승해 ‘객실만 팔면 된다’는 식의 마구잡이식 홍보를 펼치고, 몰려드는 투숙객을 모두 수용할 준비도 우선시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객만 유치하는 태도가 지속된다면 결국 ‘호텔’이란 단어가 지닌 이미지가 무색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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