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일인 20일 남측 1차 상봉 대상자들이 강원 고성군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해 출경수속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2018.08.20./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남측 이산가족들이 북측 이산가족과의 상봉을 위해 20일 낮 12시 55분께 금강산에 도착했다.

이날 단체상봉을 시작으로 이산가족들은 22일까지 2박 3일간 6차례에 걸쳐 11시간 동안 만날 수 있게 된다.

이번에 북에 있는 자녀를 만나는 이산가족은 7명이다. 형제·자매와 재회하는 이들은 20여 명이며, 조카를 비롯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3촌 이상의 가족을 만나는 이들이 대다수다.

89명의 남측 이산가족과 동반 가족 등 197명은 금강산 온정각에서 점심을 먹고 숙소인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에 여장을 푼 뒤 오후 3시부터 금강산호텔에서 북측 가족 185명과 감동적인 상봉을 할 예정이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2015년 10월 이후 2년 10개월 만으로, 분단 이후 만날 수 없었던 남북의 가족이 정전협정 체결 65년 만에 재회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산가족 중 고령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의료·소방인력 30여 명을 방북단에 포함했고, 만일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육로와 헬기 등을 이용해 신속하게 남측으로 후송한다.

한편, 이번 이산가족상봉에 대해 외신의 관심도 쏟아지고 있다.

AP, AFP, 로이터, 교도 통신을 비롯해 미국 CNN방송과 영국 BBC 등 세계 주요 외신은 이날 속초와 서울발 기사로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 전후 상황을 긴급기사로 타전하는 등 시선을 집중했다.

CNN방송은 이날 '나는 1년 동안 울었습니다: 한국전쟁으로 헤어진 가족들, 재회할 흔치 않은 기회를 얻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금강산으로 가 아들과 손자며느리를 만날 예정인 남측 이산가족 이금섬(92세) 씨의 사연에 대해 "이금섬씨는 68년 동안 아들을 안아보지 못했다"며 "이들은 전쟁으로 가족이 헤어진 수만 명의 이산가족 중 일부"라고 보도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도 이번 이산가족상봉에 대해 남북의 깊은 유대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것인 동시에 남북이 고통스러운 분단 이래 수십 년간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신은 '한국인들, 수십 년간 떨어졌던 가족과 재회하러 북으로', '전쟁으로 헤어진 남북 가족들 65년 만에 짧은 재회' 등의 제목을 붙여 이번 이산가족상봉에 대해 심도 있게 보도했다.

특히 외신은 2015년 10월 이후 2년10개월 만에 열리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한반도에 해빙 기운이 돌고 있는 가운데 성사된 것이라는 점을 흥미롭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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