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동국제강 등 톤당 5만원 인상 요청

동국제강 럭스틸 / 사진 = 동국제강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철강재 가격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철강사들이 가전사에 공급하는 가전용 컬러강판 가격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가전사들은 오히려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등 업계간 이견을 보이고 있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강판,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가전용 컬러강판 제조사들이 제품 가격 인상을 위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수요 업체와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가전용 컬러강판은 주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 가전제품의 측면이나 후면에 적용되는 철강 판재류다. 냉연강판의 표면을 아연·갈바륨 등 비철금속으로 도금하고, 이를 추가 가공해 가전사에 공급한다.

열연강판을 2~3차례 가공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철강사들의 타 제조품 대비 생산비가 높은 편에 속한다.

문제는 철강업계가 가전사에 공급한 가전용 컬러강판 가격이 전년보다 톤당 5만원 정도 낮게 형성됐다는 점이다. 최근 조선용 후판, 자동차용 강판, 강관 등 철강재 가격상승과 달리 컬러강판만 역행 양상을 보인 것.

이에 철강사들은 ▲올 상반기 가격인하 ▲원가 상승 ▲국제 철강가격 인상 추세 등을 이유로 해당 품목의 가격을 인상하려 하고 있다.

포스코와 동국제강의 경우 이달부터 컬러강판 가격을 톤당 5만원가량 인상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삼성전자·LG전자 등 대형 가전사는 오히려 가격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가전사들의 철강 가격인하 요구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제조업체들과의 협상자리에서 뿐만 아니라 위 업체들의 철강 가공센터, 해외법인 등에 의해서도 이뤄지고 있다.

가전사의 경우 철강사들과 가격 협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협상된 가격의 강판은 각 철강사의 스틸서비스센터(대리점)를 통해 가공되고, 협상 가격에 가공비를 더한 제품을 가전사들이 받아 사용한다.

그러나 가전사들은 철강사가 아닌 스틸서비스센터에 납품받는 제품의 가격이나 공임의 인하를 통보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전사에서 가격인하를 통보할 경우 이를 대체할 수요처가 없어지는 서비스센터로서는 제품을 먼저 가전사에 납품한 후 철강 제조사에 인하된 가격분만큼의 가격인하를 요청하게 된다.

이러한 요구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가공센터 등을 통해서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가전사에 납품하는 제품의 경우 타 제품대비 공정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제값을 받지 못해왔다"며 "철강재 가격인하를 통해 전자제품의 가격인상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대형 가전사만큼 많은 물량을 수요할 수 있는 수요처가 없는 상황에서 이들이 스틸서비스센터에 가격인하를 요구하면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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