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열 한국조사협회 교육팀장(우측)./사진=한국조사협회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리서치 산업은 대표적인 지식기반 산업으로서 여론조사의 중요성 증대와 함께 발전을 거듭했다. 정치권에서는 여론조사의 결과만으로 실제 선거 당락이 갈리는 등 리서치 산업은 그 저변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발전 가능성이 많은 산업임에도 리서치 업계는 ‘인력난’이 매우 심각하다. 신입 인력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지만, 교육기관이나 전문교육이 부재해 마땅한 인력을 공급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사단법인 한국조사협회는 마케팅 리서처를 비롯한 관련 신입 인력 수요와 취업준비생, 그리고 현업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2014년부터 청년취업아카데미(마케팅리서처양성과정) 사업을 수행 중이다. 공공의 이익과 인재육성, 특히 개인의 행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매년 약 60~80명가량 취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다음은 이상열 한국조사협회 교육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2014년부터 5회차에 접어든 한국조사협회 청년취업아카데미를 소개한다면.

A 조사협회의 마케팅리서처양성과정은 국내 유일 대학생 대상 리서처 양성과정이다. 협회는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2014년부터 청년취업아카데미 사업을 수행해왔다. 주로 8곳의 서울권 4년제 협약대학에서 취업준비생을 선발하지만 전국 모든 대학, 외국계 대학 졸업 예정자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어 문의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 프로그램은 기획 단계부터 교재개발, 현장전문강사 파견까지 참여기업의 인력을 활용한다. 참여기업은 주로 협회의 회원사로, 이들 기업은 청년취업아카데미 수료생을 대상으로 취업기회를 제공해 매년 60~80명을 업계로 흡수하고 있다.

연간 두 차례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이론 123시간, 실습 162시간, 평가 15시간으로 구성된다. 협회는 그동안 청년취업아카데미 운영 능력을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최우수 등급인 ‘S등급’을 받아오고 있다.

Q 조사협회 청년취업아카데미만의 차별점이 있나.

A 우선 1년에 2회 이상 운영위원회를 열어 프로그램 세부 피드백을 진행하고 있다. 참여기업 대표 및 임직원, 강사, 인사담당자 등 관계자들이 모여 요즘 학생들의 성향부터 프로그램 연속성 여부 등을 논의한다. 어떤 단계에서 중도이탈자가 발생하는지, 학생들이 어떤 강의를 어려워하는지 유기적으로 피드백을 하고, 기업들은 인재상을 공유해주면서 교육 방향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특히 협회의 청년취업아카데미는 회원사에서 인재를 적극 육성하고, 취업으로까지 연계해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회원사들이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돼 궁극적으로는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조사협회는 조사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1992년 설립됐다. 한국갤럽, TNS Korea 등 43개 회원사를 두고 있으며, 올해는 23개 주요 회원사와 청년취업아카데미 참여기업 MOU를 맺었다.

Q 주로 어떤 학생들이 리서치 업계 및 양성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는지.

A 의외로 비전공 학생들이 리서치 업계에 많은 관심을 가진다. 미대를 나왔지만 리서치 회사에 입사하고 싶은 사람 등 전혀 관련성 없는 학과 학생들이 리서처가 되기 위해 협회 프로그램에 문의를 한다. 협회는 비전공자도 이 업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참여기업 강사로도 비전공자를 추출해 공감이 될 만한 강의 등을 진행 중이다. 몇 년 리서처를 양성해 보니 비전공자여도 동기부여만 확실히 되면 뛰어난 인재가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협회는 관심 있는 비전공자도 리서치 업계에 진입시켜 취직을 돕는 것이 목적이다.

Q 현업 종사자로서 리서치 업계에 대해 느끼는 바는 무엇인가.

A 일단 보통 리서치라 하면 길거리 여론조사를 떠올리기 쉽지만, 리서치 회사는 더 고급 업무를 하는 곳이란 걸 말하고 싶다. 이전에는 취업준비생도 리서치 회사에 대해 잘 몰라 미스매치가 매우 심했다. 다만, 최근에는 일련의 교육과정과 실습 등을 통해 업계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는 상황이다.

주위에서 흔히 리서치 업계를 두고 낮은 급여와 밤샘 업무가 기본이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청년취업아카데미 연수생이나 졸업생·취업생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질 수 있어 좋다고 이야기한다. 클라이언트로 여러 회사를 만날 수 있지 않나. 두루두루 많은 업계를 겪을 수 있어 첫 직장으로 리서치 회사를 추천한다.

Q 앞으로 어떻게 청년취업아카데미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인가.

A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개인의 행복 추구다. 학생들을 보면 가장 안타까운 점이 회사를 볼 때 연봉, 규모로만 본다는 것이다. 사실 직장을 퇴사할 때 ‘돈을 안 줘서’ 퇴사하는 이는 많지 않다. 회사나 사람이 맞지 않는 식의 이유가 대부분이다.

즉, 자신에게 잘 맞는 회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협회는 개인에게 잘 맞는 회사를 매칭시켜주는 쪽으로 운영을 해나갈 것이다. 공공의 이익과 사회에 기여하고, 개인의 행복을 같이 추구해나가는 것이 이 일의 본질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사명감을 갖고 교육의 질을 강화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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