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제강 유정용강관 / 사진 = 세아제강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미국의 철강 쿼터제 시행 여파로 지난 7월 대미 철강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유정관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체들은 수혜를 보지 못한 것이다.

29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대미 수출량은 22만4000톤으로 전년 동기 38만7000톤 대비 42.1% 줄었다. 미국 철강쿼터제 시행과 이에 따른 수출 물량감소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특히 주요 수출품인 유정용 강관 타격이 컸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월 미국의 유정관 가격은 톤당 800달러에 미치지 못했지만 미국의 철강 무역장벽 이후에는 가격이 급등했고, 현재 톤당 1200달러 이상의 가격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5월 이후 국내 업체들의 유정관 수출은 거의 없다.

지난 5월 국내 업체의 유정관 수출은 5053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6월 321톤을 기록, 99.7% 급감했다. 7월 수출량도 1530톤에 그쳤다. 사실상 미국 시장 가격 인상 수혜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수출량 급감에 따라 현대제철, 세아제강, 휴스틸, 넥스틸 등 주요 유정관 생산업체들은 제조설비 가동률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제철과 세아제강은 미국 외 신흥시장으로의 판로를 확대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휴스틸은 지난 5월 비미주 수출을 늘리기 위해 수출2팀을 신설했다. 넥스틸은 미국 투자를 검토하는 한편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영업력 강화에 들어갔다.

한편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철강 총 수출량은 286만3000톤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수출량 287만6000톤 대비 0.5% 줄어든 물량이다.

철강수출은 당초 미국발 무역장벽의 여파로 전체 수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동남아시아 5.1%↑ ▲중동 25.2%↑ ▲중남미 26.9% 등 신흥 시장으로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수출량 감소를 막았다.

전체 수출량은 큰 변동이 없지만 미국으로의 철강 수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수익성 부문은 다소 악화가 예상된다. 신흥국의 경우 고부가 제품 보다는 범용재에 대한 수요가 많고, 가격 부문에서의 경쟁도 많아서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미국의 무역장벽에 대해 각 업체별, 협회 부서별로 관리하고 있고, 다방면으로 이에 대한 수요증대를 계획하고 있다"며 "다만 유정관의 경우 생산량 전량이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고, 타 철강품목은 내수진작 혹은 타국으로의 판로 개척을 하는 부분도 있어 이를 하나로 묶어 대응할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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