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악재에도 추월 요원
코스피 상장 한 달, 주가는 여전히 '하향'

사진=티웨이항공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상장 한 달째를 맞는 티웨이항공이 주식시장에서 여전히 맥을 못 추고 있다. 앞서 수요예측 실패로 시장 흥행에 참패한 티웨이항공은 연일 공모가(1만2000원) 아래로 주가가 형성되며, 얼어붙은 시장 심리를 자극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항공업계에서는 경쟁사인 진에어가 부진한 틈을 타 티웨이항공이 업계 2위로 도약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고유가 상황 등을 고려하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코스피 시장에 따르면 티웨이항공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0.46% 하락한 1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첫날인 지난 1일 공모가보다 낮은 1만1550원에 장을 마감한 티웨이항공은 최근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 이후 또다시 내리막을 걷고 있다. 기관 투자자의 순매매량도 일주일째 감소세로, 냉랭한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다.

주식시장에서 티웨이항공이 저평가되고 있는 요인으로는 ▲계속된 고유가 ▲항공주에 대한 최근의 비우호적인 환경 ▲안정적 위치인 1위 LCC(저비용항공사)의 영향 ▲일본 등 해외여행 수요 부진 등이 거론된다.

현재 국제 유가는 연일 상승세다. 유가가 오를 경우, 항공사의 유류비 부담은 커지고 이는 경영실적에 악영향을 줘 주가에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의 오너 리스크가 항공주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수기인 2분기에 항공사 오너 리스크가 터지면서 여파가 더 컸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LCC 중에서도 티웨이항공보다는 업계 1위인 제주항공에 더 매력을 느끼는 눈치다. 제주항공의 시가총액은 1조305억원으로, 티웨이항공 시가총액 5073억원의 2배에 달한다. 규모 등 입지 면에서 제주항공에 더 투자매력을 느낀다는 것이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의 의견이다. 이날 제주항공의 주가는 3만9100원으로, 전일 대비 1.16% 오른 값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 밖에 7월 이전 비수기 해외여행 수요가 부진한 점도 티웨이항공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한 증권투자업계 관계자는 “7월 이전까지는 여행 수요가 부진해 항공사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 우려가 주가에 작용했을 것”이라며 “티웨이항공은 일본 노선이 강세지만 지진 등으로 해외여행객이 7월 이전, 25% 감소한 것으로 보고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고유가나 환율 등이 항공업종에 유리하게 작용할 환경이 아니었다”면서 “7월 중순 이후부터는 여행 수요가 늘고 있고, 실적이 잘 나오면 가치평가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최근 진에어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신규 항공기 및 노선 도입, 부정기편 운항 제한 등 제재를 받은 점을 두고 티웨이항공이 2위 자리로 오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고유가와 열악한 시장환경으로 업계 순위가 뒤바뀌리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 LCC 업계 관계자는 “빠르면 올해 말 진에어에 대한 제재가 풀리면 이후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며 “티웨이항공에 눈에 띄는 이슈가 없는 상황이고, 시장환경도 어려워 당장 2위로 오르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이미 여름 성수기도 지난 시점이어서 수익을 크게 내기가 쉽지 않다”며 “티웨이항공에는 진에어 대비 대형 항공기도 없어 노선 확보에 제한적”이라고 봤다.

한편, 티웨이항공은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중에서는 세 번째로 코스피 시장에 안착했다. 티웨이항공은 올 상반기 매출액 3662억원, 영업이익 477억원을 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 130% 성장했다. 2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와 유가 상승으로 직전 분기 대비 실적이 크게 부진했으나 최대 성수기인 올 3분기엔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진에어는 올 상반기 매출액 5063억원, 영업이익 594억원, 당기순이익 413억원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은 비수기와 고유가·환율 등 영향으로 부진했다”며 “다만, 상반기 실적은 잘 나왔고, 향후 주가도 우상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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