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제강, 미국 투자 변동없이 진행

철강 강판 / 사진 = 뉴시스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일부 국가에서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선별적으로 쿼터를 면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국내 철강사들의 주가가 상승하는 등 즉각적인 시장 반응이 나왔지만 철강업체들은 섣부른 기대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3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수출관세와 쿼터 면제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는 현대제철 등 자동차용 강판 제조업체, 동국제강 등 컬러강판 제조사, 세아제강 등 강관 제조업체다.

우리나라 철강업체들의 경우 25%의 고율 관세를 면제받는 조건으로 지난 3년 평균 수출량의 70%를 만을 수출하는 조건의 철강쿼터를 수용한 바 있다. 이에 강관의 경우 미국으로의 추가 수출길이 사실상 막힌 상태다.

그러나 지난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으로 '품목 예외신청'을 통해 특정 품목에 대한 관세와 쿼터 면제가 가능해졌다. 이번 조치 발효로 인해 미국 상무부가 승인하는 철강품목에 한해 25%관세나 70%의 수출 쿼터(할당) 적용을 받지 않고 미국으로 수출할 길이 열린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주요 철강사들은 공통적으로 '좋은 이슈'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미국에서 이와 관련된 세부 사안이 나오지 않았고, 미국 현지에서의 적용 또한 즉각 이뤄지는 것이 아니어서 섣부른 기대감을 사업에 반영하지는 않겠다는 분위기다.

미국으로의 수출 품목이 가장 많은 업체는 자동차용 강판, 강관 등을 수출하는 현대제철이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품목별 쿼터에 가장 많은 제품이 걸려있어 이에 대한 수혜도 클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현대제철 내부에서는 기대감과 우려가 뒤섞인 반응을 보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30일 트럼프가 명한 행정명령은 분명 긍정적인 이슈"라며 "철강쿼터로 꽉 막혀있던 미국 시장에서 무역장벽을 해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은 희망적으로 볼 수 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반면 이를 받아들이는 모습은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타냈다. 관계자는 "일부 미국 내 수요자들이 미국 정부에 건의했고, 이에 따라 행정서명이 있었던 것"이라며 "쿼터 대상 품목에 대해 신청할 수 있다는 정도로 서명이 됐을 뿐, 신청을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것으로 보아서는 안되기 때문에 섣부른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동국제강 역시 기대감과 우려를 함께 보였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미국 수출의 경우 3년 평균 실적에 대한 쿼터가 있었지만 이번 행정서명으로 컬러강판 등 한국산 강판이 면제 대상이 될 수 있게 됐다"며 "컬러강판의 경우 국내 업체들이 미국 업체 대비 품질·가격면에서 큰 수준차이를 보이는 부문이기 때문에 수출이 확대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처음 뉴스가 나왔을 당시만 해도 많은 정보가 없어 기대감이 컸지만 점차 정보가 많아지면서 이에 대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다"며 "품목별 면제 신청 대상이 수요가들인만큼 지금 단계에서 국내 업체가 당장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세아제강은 이번 행정명령에 대한 기대감과 별도로 미국 현지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좋은 이슈이고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맞지만 미국 현지에서 품목별 쿼터 면제 절차를 밟거나 이를 증명하는 문제가 남아있어 상황이 즉각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미국의 리그수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대한 유정관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유정관 수출 확대에 대한 긍정적 이슈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행정서명과는 별개로 미국투자는 계획한 바 대로 진행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세아제강측은 "미국 현지투자는 최초 투자 당시부터 계획한 바 대로 진행하는 것"이라며 "특별한 이슈에 집중하지 않고 투자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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