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지주 연말까지 차입금 8000억원

현대오일뱅크 CI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9월 초 상장이 예상됐던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IPO)가 지연되고 있다. 당초 8월 말~9월 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9월 내에 공모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지만 신고서 제출 시기가 2주 이상 미뤄졌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연내 상장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13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어 당초 지난 8월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금융당국의 감리 일정이 최소 2주 미뤄지면서 증권신고서 제출 기한도 미뤄지고 있다. 증권신고서 제출을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감리가 필수다. 

금감원이 가장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현대오일뱅크의 합작투자사인 현대쉘베이스오일과의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쉘베이스의 지위를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변경해 회계 및 재무제표를 수정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그간 지분의 60%를 보유한 현대쉘베이스의 수익을 자사 연결재무제표에 100% 반영해 왔다. 그러나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수익을 지분율과 동일한 60% 수준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사업보고서를 정정공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매출 공시액 또한 10% 수준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계변경이 금융당국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강화 행보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쉘베이스간 내부거래액은 5579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과정이 진행되면서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일정이 최소 2주 이상 뒤로 미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 상장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현대중공업지주의 연내 상장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오일뱅크 상장은 기업가치 제고, 구주매출을 통한 투자재원 마련 등 이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상반기 기준 1조6688억원의 단기금융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중 약 7000~8000억원 상당의 차입금 상환일이 연내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원활한 자금 확보를 위해서도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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