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 후 서로 손을 잡고 위로 들어 보이고 있다. 2018.04.27./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청와대는 오는 11일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여당인 민주당은 오는 18일 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 국회가 비준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1야당인 한국당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기 전까지 불가하다는 입장인 터라 여야 사이에 공방이 오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66)는 10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에서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에 대해 “판문점 국회 비준 동의는 정치적 절차가 아니라 법적인 절차”라며 “반드시 처리돼야 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들의 72%가 비준 동의를 해 줘야 된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평양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는데, 비준동의안을 가지고 가면 훨씬 더 신뢰있는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군사작전 같은 국회무시 만행’ 등으로 규정하면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열린 비대위-국회의원 긴급 연석회의를 통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전혀 이행 안 되는 상황에서 비준동의안을 제출하는 데 대해 단호하고 강한 입장을 가지고 대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화와 타협 그리고 경제적 협력 지원, 특히 돈을 갖다 주는 것으로 평화구축이 되겠느냐”고 반문하며 “그건 평화를 구축하는 하나의 수단이 될지 모르지만 절대 그것만 가지고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 여야가 함께 힘을 모으고 정부를 도와야 하지만 조급해선 안 된다”며 “당대표가 나서봤자 들러리, 보여주기 밖에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남북한 유엔 동시가입·한반도 비핵화선언 부터 지난 30년 동안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비핵화는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커다란 변화 앞에서 더 큰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반대 입장에 대해 “판문점 선언 비준을 ‘묻지마 반대’하면서 어떻게 3차 정상회담에 협력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를 통해 “홍준표 전 대표 시절 ‘위장평화쇼’ 주장에서 얼마나 달라진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당은 구제불능의 냉전세력으로 낙인찍혀 국민에 의한 도태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비준에 대한 무조건 반대 입장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비핵화에 진전이 없다는 것은 한국당의 일방적 주장이며 판문점 선언 반대는 비핵화 진전을 가로막는 자가당착”이라고 설명하며 “판문점 선언에 대한 한국당의 반대는 이미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특히 “한국당은 비준이 답이 아니라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대안이라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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