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지현호 기자] 대형 건설사들의 자금조달에 청신호가 켜졌다. 공모채시장 분위기가 반전된 것. 올 상반기만 해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화되면서 회사채로 투자금이 쏠리는 분위기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인 포스코건설은 오는 18일 2년 만기 600억원 어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금일에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도 진행했다. 앞서 추진한 회사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만큼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4월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219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이에 800억원을 늘려 18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앞서 신용등급 BBB+인 한화건설도 올해 공모채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자금조달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2년 만기 회사채 500억원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벌인 수요예측에서 226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온 것이다.

한화건설은 이미 지난 4월과 6월에도 각각 500억원, 74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성공적으로 조달한 바 있다.

또 신용등급 A인 롯데건설도 잭팟을 터트렸다. 지난 6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407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2년 만기 300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1710억원, 3년 만기 700억원 회사채에 2360억원이 몰렸다.

건설사 회사채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대형 건설사들이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수요자가 몰린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 대림산업, GS건설, SK건설, 한화건설, 롯데건설 등 주요 대형건설사는 올 상반기 견조한 경영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6조1279억원, 영업이익 401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 68.5% 성장했다. GS건설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6조7094억원, 영업이익 6091억원으로 17.8%, 320.4% 늘어난 실적을 냈고, 한화건설도 매출 1조7154억원, 영업이익 1656억원으로 각각 8.8%, 145.4% 성장한 성적을 발표했다.

대림산업은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난 5조7930억원의 매출액과 84.1% 증가한 47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은 별도기준 매출액 2조7903억원, 영업이익 2357억원으로 각각 9.1%, 18.3% 늘어난 실적을 보였다.

한편 공모채시장에서 건설업계가 상한가를 치면서 올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조달 부담도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채권수요가 풍부해지면서 자금조달에 나서는 건설사들이 채권 발행액을 높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시장정보센터에 따르면 올 하반기 대형 건설사가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는 1조3700억원에 달한다. 대부분 기업은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면 현금 상환보다는 회사채 발행으로 차환 자금을 마련한다. 최근 시장 채권 수요가 풍부해진 만큼 하반기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사들 역시 회사채 발행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시장 전문가들은 BBB+급인 한화건설이 성공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눈치만 보던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줄을 이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GS건설이 5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삼성물산도 하반기 회사채 발행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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