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사고 구조 현장 CCTV 공개
안전복·마스크 미착용한 ‘자체 소방대원’ 최초 투입
사고 발생 28분 지나서야 들것 투입...“골든타임 속절없이 흘러갔다”

사진=MBC뉴스 화면 캡쳐.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김병욱 의원이 지난 4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이산화탄소 누출사고 구조와 관련해 삼성의 미숙한 대응을 비난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사업소의 이산화탄소 유출사고 구조 현장 CCTV를 공개하며 “대한민국 최정상 글로벌 기업의 사고 대처라고 보기 힘든 안이한 구조 작업의 민낯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비판했다.

당시 이 사고로 현장에서 근무하던 외주업체 직원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지난 2013년 이후 삼성에서 화학물질 누출로 인한 사고는 이번이 6번째이다.

김 의원은 먼저 삼성 측이 밝힌 자체 소방대의 출동시간(지난 4일 오후 2시 1분) CCTV 화면을 공개했다.

이 영상을 보면 2명의 안전모를 착용한 사람이 안전복이나 마스크 없이 화학물질 누출사고 현장 내부에 진입하려는 모습이 포착됐다. 게다가 출입카드가 잘 찍히지 않는지 반복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 의원은 “위급한 화학물질 누출 사고 현장에 긴급하게 투입되는 소방대원의 모습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며 “이후 10분이 지난 오후 2시 11분에 다른 복장의 장비를 착용한 사람들이 들어오는데 이들이 같은 소속의 자체 구급대인지 확인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삼성 측은 사고 당일 오후 2시 8분 구조자 3명을 발견하고 구조활동을 실시한 데 이어 오후 2시 20분 구조자 구조와 CPR(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이 같은 삼성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사고 당일 오후 2시 24분 CCTV 장면을 공개하며 “1층 엘리베이터가 열리자마자 구조요원 한 명이 바닥에 바로 쓰러졌다. 구조요원이 바로 쓰러질 정도였는데 과연 CPR이 제대로 이뤄졌을까”라고 반문하며 “심지어 (구조대원들이) 사고를 당한 직원을 들것 하나 없이 다리를 끌고 밖으로 빼냈다”고 폭로했다.

김 의원은 “삼성 측이 최초로 사고를 인지한 시각은 지난 4일 오후 1시 59분이지만, 들것이 나가는 마지막 시간은 28분이 지난 오후 2시 35분이었다”며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골든타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고 개탄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언론을 통해 이번 사고에서 자체 소방대가 즉시 출동해 거의 실시간으로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면서 “삼성이 말하는 실시간 병원 이송은 이런 건가? 앞으로도 이렇게 자체소방대 출동만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소방당국의 협조를 구하지 않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삼성 측이) 유가족과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밝히는 것에 적극 협조해야 하고 관련 자료를 은폐하지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우리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관련 진상을 명확히 밝혀주고, 잘못이 있다면 분명한 책임과 더불어 모든 산업 현장에 대한 안전이 확보되도록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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