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보수·판매보수 0% 변경…대책 마련 고심 중

지난 2012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투자한 브라질 상파울루 중심업무지구에 위치한 ‘호샤베라타워’ 전경.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2012년 거액을 들여 매입한 브라질 상파울루 오피스빌딩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브라질 경기침체로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운용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2년 2월에 사모펀드 자금과 부동산펀드 공모 자금을 통해 5400억원을 끌어들여 브라질 상파울루 중심가에 위치한 호샤베라타워 4개 동 중 2개 동을 매입했다.

건물 매입 당시 브라질은 2014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 등 빅이벤트가 예정된 데다 오피스 수요도 많아 성장잠재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브라질은 천연자원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육류가공업 등 강점을 가진 기업들이 많은 신흥시장으로 이목을 끌었다.

호샤베라타워에는 LG전자, 유니레버, SAP브라질, 보토란팀 은행 등 지명도 높은 글로벌기업들 위주로 장기계약돼 있어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또한 국내의 첫 해외부동산 공모펀드이면서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가 투자한 첫 번째 사례여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12년 1월 공모펀드로 모집한 ‘미래에셋맵스 프런티어 브라질 월지급식 부동산 투자신탁1호’는 해외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판매 한 달여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문제는 당초 기대와는 다르게 브라질 헤알화 환율 폭락으로 매각 추산가 급락했다는 것이다. 2012년 초 1헤알당 620원 수준이었던 환율은 14일 현재 265.75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 기간 동안 헤알화 가치는 57.3% 급락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이 투자한 브라질 호샤베라타워의 매각가를 추산한 결과 투자 당시 가치인 54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6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펀드의 만기가 올해 12월로 다가온 상황에서 현재 가격대로라면 공모펀드 투자자는 큰 손실을 입게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펀드는 투자 당시부터 현지 경제 상황, 환율변동성 등을 이유로 위험등급 5등급 중 1등급(투자위험 매우높음)으로 분류돼 있었다”며 “별도의 안전장치 없이 브라질 경제 호황을 확신하고 고위험 고수익 상품에 가입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 해보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1일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브라질월지급식부동산투자신탁1호(분배형)’의 보수 변경을 공시했다. <자료=미래에셋운용>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대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에셋은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브라질월지급식부동산투자신탁1호(분배형)’에 대한 보수 변경을 결정했다. 해당 펀드의 투자자들에게서 받는 순자산총액의 0.2%인 자산운용관리보수와 0.3%인 판매회사보수를 모두 0%로 낮췄다. 헤알화 가치 급락으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투자자들의 손실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 수익자 총회를 개최해 펀드 결산시기와 만기 연장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큰 만큼 만기까지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