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간의 미국 생활을 마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6·13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미국으로 떠났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두달 만에 귀국했다. 이에 따라 홍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차기 당권 경쟁이 이미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한국당의 반응이 싸늘하다. 홍 전 대표는 이를 두고 “친박들이 내가 그렇게 겁이 나는 모양이죠?”라고 반문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15일 두달 만에 미국 생활을 마친 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앞으로 남은 세월도 내 나라, 내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라며 "봄을 찾아가는 고난의 여정을 때가 되면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한국당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당권을 잡으려고 새롭게 정치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불출마로 받아들여도 되느냐'는 물음엔 "마음대로 해석하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는 '만약 전당대회에 나설 경우 당 일각에서는 제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왜 그런 뉴스가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친박들이 내가 그렇게 겁이 나는 모양이죠?”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친박들과 아웅다웅하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의 귀국으로 차기 당권 경쟁에서도 각 당권주자간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새로 선출될 당대표의 임기가 2년이기 때문에 2020년 4월 치러질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날 홍 전 대표를 맞이하기 위해 찾은 지지자들은 '홍준표가 옳았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홍준표 대통령"을 연신 외쳤다.

하지만 홍 전 대표의 이런 움직임을 한국당 내부에서는 반기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제명까지 거론하는 등 반발이 거세다.

김성태 원내대표 등 현재 주류 세력이 이미 차기 당권을 준비하고 있어 홍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13일 방송된 JTBC의 ‘썰전’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의 ‘홍준표 전당대회 출마’ 예측에 대해 ‘자연인 홍준표’라는 표현과 함께 고향 창녕으로 내려가라는 취지의 말을 던지기도 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지난 11일 경북 구미에서 홍 전 대표에 대해 “평당원 중 한 분이고, 솔직히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수희 비대위원 역시 최근 “당 위기에 책임이 있거나 책임을 져야 분들이 차기 전당대회에 나갈 수 없는, 나가면 망신당할 것 같다고 느껴 자연스럽게 걸러지는 환경을 비대위가 만들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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