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지현호 기자] 경기도 고양시 일산 한류월드, 김포시 한강시네폴리스. 두 개발사업의 공통점은 '한류'를 앞세워 방송·영상·문화콘텐츠를 특화한 지역개발이란 점이다. 

각각 경기도시공사, 김포도시공사가 민간기업과 손잡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류 열풍이 동남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던 시절, 비슷한 시기에 사업에 착수한 두 사업은 아직 '표류' 중이다. 한류월드의 경우 사실상 주거·상업용지만 개발이 진행됐고 중심사업인 문화콘텐츠단지는 지지부진하다. CJ가 주도하는 K-컬쳐밸리가 올해 착공 예정이었지만, 경기도에 신청한 개발계획 수정변경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사실상 연내 착공은 어려워졌다.

김포 한강시네폴리스는 더 심각하다. 자금조달 문제에 발목 잡히면서 수년째 단 한발도 나아가지 못했다. 김포도시공사는 최근 한강시네폴리스개발(SPC)와 사업도 해지했다. 일단 김포도시공사측은 내달 중 사업시행자 변경 신청을 하고 추후 재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변경신청 기간을 고려하면 올해 안에 새로운 사업자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한류 후광효과를 노린 방송·영상·문화콘텐츠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새로운 사업을 들고 나왔다. 인천 중구 용유도 을왕산 일대에 영화·드라마를 주제로 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한다는 것. 개발계획만 나왔다가 자금조달 문제로 좌초된 기존 사업이 연상되는 부분이다.

일단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에스지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에스지산업개발은 2300억원을 투입, 2024년까지 을왕산 일대 80만7000㎡에 '씨네라마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드라마제작사, 엔터테인먼트 기업 등과 제휴해 개발할 계획이다.

표류 중인 두 개발사업과 유사하다. 앞서 용유·무의도 일대에서 실패한 개발사업과도 비슷하다. 인천도시공사는 인천 중구 을왕·남북·덕교동 일원에 문화·관광복합단지 '용유노을빛타운'을 조성하려다 실패했고, 그 이전에는 단군 이래 최대 사업으로 불렸던 '에잇시티' 사업이 개발계획만 나왔다가 좌초된 바 있다. 이후 경제자유구역이었던 해당 지역 일대는 장기간 개발 지연으로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됐다.
   
씨네라마 테마파크 사업 역시 자금조달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해제된 경제자유구역을 다시 따낼 필요가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에스지산업개발은 정부로부터 해당 지역에 경제자유구역 재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또 개발사업 시행자 승인도 받아야 한다. 따라서 해당 사업은 내년 중에나 진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지부진한 지역개발사업, 장밋빛 전망만 내세운 섣부른 개발계획은 사업지에 묶여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는 지역주민에게 고통을 준다. 또 개발 호재를 기대한 인근 지역주민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는 한류 그늘에서 벗어나 성공을 답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특화전략이 나와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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