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덱스 모드로 전환한 갤럭시탭S4/사진=고은별 기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지난달 29일 정식 출시된 삼성 갤럭시탭S4를 일주일간 써봤다. 사용해본 기기는 갤럭시탭S4 LTE 버전으로 64GB의 그레이 색상이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비싸지만, 값어치는 한다’고 말하고 싶다.

갤럭시탭S4를 평가하는 기준으로는 크게 ▲디자인 ▲휴대성 ▲사용성 측면으로 나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태블릿 PC 시장 규모는 매년 감소세다.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크기가 점차 커지고, 노트북이 경량화되며 태블릿 PC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갤럭시탭S4가 소비자에게 어떤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까.

먼저 갤럭시탭S4 본체는 10.5형 대화면을 자랑한다. 전작인 갤럭시탭S3와 달리 전면의 터치 버튼이 사라졌으며 베젤은 더욱 슬림해졌다. 오른쪽 측면에는 꼭 필요한 전원 버튼과 음량 조절 버튼만이 자리한다. 전체적으로 화면 크기에 집중한 깔끔한 디자인이다.

베젤이 좁아진 탓인지 처음 갤럭시탭S4를 접했을 땐 전면 대화면이 매우 크게 느껴졌다. 화면을 멀찍이 놓고 봐도 무리가 없다. 일주일가량 사용한 뒤엔 이 큰 화면도 익숙해지긴 했다.

갤럭시탭S4에는 전용 S펜이 탑재된다. 펜촉이 얇아 섬세한 필기감을 제공한다. 펜은 본체와 1cm내로 가까이 대야 인지된다. 이 점은 다소 불편한 감이 있다.

갤럭시탭S4는 갤럭시 태블릿 최초로 6GB 램과 7300mA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배터리 용량이 전작보다 1300mAh 증가해 무게도 50g가량 늘어난 483g(LTE 모델)이다. 일단 본체만 들었을 때 그다지 무겁진 않다. 현재 사용 중인 노트북도 1kg이 안 돼 가볍다고 느끼는 판이다. 갤럭시탭S4는 그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갤럭시탭S4에 북 커버 키보드를 장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삼성 덱스’를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선 갤럭시탭S4 사전 예약 사은품으로 제공된 북 커버 키보드(약 13만원 상당)를 끼워야 한다. 이 커버 키보드를 끼우면 상당히 무거워진다. 장착된 커버 키보드를 뒤집은 채 패드 형태로 갤럭시탭S4를 쓰다 보면 손에 키보드 버튼이 닿아 썩 편하진 않다.

갤럭시탭S4와 S펜/사진=고은별 기자

갤럭시탭S4의 사용성을 들여다보면, 우선 대화면으로 인한 영상 시청 및 게임의 몰입도, 쇼핑의 편리함, 삼성 덱스 등을 최대 강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갤럭시탭S4는 유튜브 영상이나 영화 감상 등에서 최적의 경험을 제공한다. 3D 입체 서라운드 음향 효과인 ‘돌비 애트모스’를 활성화하면 음량이 커지는 동시에 사운드 품질이 배가된다. 또 갤럭시탭S4는 스마트폰에서 즐기기엔 다소 불편함이 있는 1인칭슈팅게임(FPS)을 하기에도 편하다. 갤럭시탭S4로 모바일 배틀그라운드를 실행해본 결과, 게임 할 맛이 났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쇼핑을 자주하는 사람이라면 제품의 상세페이지를 보며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다. 갤럭시탭S4 화면에선 이런 불편함도 해소된다.

또 이번 갤럭시탭S4에는 태블릿을 데스크톱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삼성 덱스가 지원된다. 북 커버 키보드 단자에 탭을 맞추거나 화면 위 퀵 패널에서 덱스 모드로 이동이 가능하다. 북 커버 키보드는 성인 남성이 쓰기에는 작지만, 일반 키보드 못지않은 터치감을 제공한다. 덱스 모드는 의외로 쓸만하다는 생각이다.

한글과 컴퓨터 앱을 다운 받으면, 덱스에서 한글 문서 작성도 할 수 있다. 갤럭시탭S4에 블루투스 마우스를 연결, 덱스 모드에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일반 마우스의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지는 못한다.

갤럭시탭S4을 사용해 보니 북 커버 키보드에 탭을 끼우면 덱스 전환 팝업이 뜰 때도 있고 뜨지 않을 때도 있어 의아했다. 또 덱스 모드에서 탭 모드로 자동 전환되는 기능은 없는 듯하다. 어쨌든 전반적인 사용성은 만족하지만 갤럭시탭S4에 북 커버 키보드를 장착한 상태에서의 무게감과 탭 본체에 S펜을 끼우는 공간이 없다는 점, 덱스 환경의 디테일 등은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 보인다.

갤럭시탭S4의 가격은 시중에 판매 중인 보급형 아이패드 6세대보다는 비싸지만 동일한 화면 크기의 아이패드 프로 10.5형에 비해선 저렴하다.

갤럭시탭S4는 내장 메모리 용량에 따라 LTE 모델이 88만원(64GB)~99만원(256GB), 와이파이 모델이 79만2000원(64GB)~89만1000원(256GB)이다.

아이패드 프로 10.5형은 LTE 모델이 96만9000원(64GB)~116만9000원(256GB), 와이파이 모델이 79만9000원(64GB)~99만9000원(256GB)이다. 아이패드는 전용 펜슬을 별도 구매해야 해 추가 비용(11만9000원)이 발생한다.

아마도 소비자들은 갤럭시탭S4 등 태블릿 PC의 사용성은 인정하면서도, 스마트폰처럼 매일 들고 다니는 기기가 아니기에 비싼 값을 지불하기 주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갤럭시탭S4을 살 바에야 웃돈 주고 노트북을 구매하는 것이 낫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다만, 모든 기기는 사용자의 특성에 맞게 구매하면 된다. 갤럭시탭S4는 업무용으로 탭을 주로 쓰는 이들에게 PC 사용 경험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 만하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