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숙소인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 2018.09.18./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세상 많은 나라를 돌아보셨을텐데, 발전된 나라에 비해 우리가 초라하다"며 "수준은 좀 낮을 수 있어도 성의를 다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25일 트럼프의 ‘북미회담 취소’ 시사 발언으로 북측의 요청을 받아 김 위원장과 지난 5월 26일 두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당시 회담은 전날인 5월 25일 다급한 제의로 인해 반나절만에 합의된 사안이었다. 때문에 두 번째 회담이 극비리에 진행되면서 앞선 판문점 회담 당시 남측이 제공한 만찬과 공연 등과 같은 일정이 진행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직접 순안공항에 나와 문 대통령을 영접하고, 동반 카퍼레이드, 숙소까지 동행 안내, 남북 정상회담 사상 첫 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회담 개최 등의 파격적인 예우를 꺼내든 데에는 김 위원장의 이같은 미안함과 고마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은 평양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북측이 마련한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와 한동안 대화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세상 많은 나라 돌아보셨는데 발전된 나라에 비해 우리 것이 초라하다”고 겸연쩍어했다. 이어 “5월에 대통령께서 판문점 우리 지역에 오셨을 때 너무 장소와 환경이 그래서 제대로 된 예우를 해드리지 못하고 식사까지도 대접하지 못해서 늘 가슴에 걸리고 오늘을 기다렸는데, 비록 수준은 낮을 수 있어도 최대 발휘해 성의를 보인 우리 마음으로 받아주시면 좋겠다”고 마음을 표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오늘 아주 최고의 영접을 받았다”며 활짝 웃으며 화답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두 정상의 ‘카 퍼레이드’에 대해 "아파트 사시는 분들까지도 열렬히 환영해주시니까 정말 가슴이 벅찼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하는 마음이고 우리가 앞으로 오래 이룩한 성과만큼 빠른 속도로 더 큰 성과를 바라는 우리 인민들의 마음"이라며 "우리가 앞으로 우리 인민들과 남측 국민들의 기대를 잊지 말고 우리가 더 빠른 걸음으로 더 빠른 걸음해야겠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를 열렬히 환영해주신 모습을 남측에서 본다면 남측 국민들도 뿌듯하고 감격해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로 이어졌으니 이제는 정말 결실을 볼 때”라며 “한편으로 어깨가 무겁다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우리 사이 신뢰와 우정이 쌓여있어 잘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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