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니즈에 발맞춰 변화하는 웨딩홀, 보다 합리적 예식 가능해"

사진=유수정 기자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해를 거듭할수록 최저 혼인율의 기록이 경신되는 까닭에 결혼과 비혼은 이제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 문제로 고착된 지 오래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총 혼인건수는 26만4500건으로 전년 대비 6.5% 감소한 상황. 이는 지난 197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 역시 5.2건으로 197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실정이다.

특히나 일반적으로 결혼적령기라 일컬어지는 30~34세 인구의 혼인건수는 2016년 대비 남녀 각각 1만1300건, 7900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혼인 연령대가 점차 늦어지거나 기피하는 비혼 인구가 증가하는 분위기 속 웨딩에 대한 인식 역시 많은 변화를 이룬 상태다.

2015년경부터 원빈-이나영, 이효리-이상순 등 유명 스타들의 ‘스몰 웨딩’(소규모 웨딩) 소식이 알려지며 작은 결혼식에 대한 붐이 불었던 것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하객 축소가 고급 호텔에서 값비싸게 치러지는 웨딩의 고급화로 이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웨딩이 양극화 된 상황에서 벨라루체 웨딩홀 등을 운영 중인 웨딩 전문 기업 웨딩플로체 장순면 상무를 만나 웨딩의 현주소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순면 상무는 점차 줄어드는 혼인 인구 속 변화한 웨딩 방식에 대해 “N포 세대나 욜로족 등이 난무하는 요즘 시대에는 결혼이라는 것이 남들 다 하는 것이 아닌 정말 특별한 행동이 됐다”며 “이 때문에 결혼식 역시 전통적이거나 일반적인 방식 보다는 두 사람의 개성이나 의견을 적극 반영한 특별한 방식으로 올리고 싶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문을 뗐다.

그렇지만 과거부터 많은 이들이 택하고 행해왔던 방식에는 다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 결국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소규모 웨딩과 자금 사정 등을 충분히 예측하지 못해 부담으로 다가오는 호텔 고급 웨딩의 단점을 파악한 신혼부부들이 다시 일반적인 웨딩 방식으로 돌아오는 추세라는 게 장 상무의 설명이다.

그렇지만 이들의 눈높이는 이미 높아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적 부담은 낮추고 싶어 하는 터에 웨딩홀들은 부랴부랴 돌아올 고객 잡기에 열중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유수정 기자

장 상무에 따르면 최근 신혼부부들이 선호하는 웨딩홀은 신부를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는 어두운 조명의 웨딩홀, 복잡하지 않은 단독홀 운영,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패키지의 강화, 호텔 수준의 뷔페 음식 등이다. 과거 고객들이 우선시한 접근성의 용이, 주차 공간 등은 자연스레 기본 사항으로 끌고 가는 터에 웨딩홀 선택 기준이 조금 더 까다로워진 셈이다.

이 때문에 실제 인천 부평 역사에 위치한 벨라루체 웨딩홀 역시 지난 2개월간 변화한 고객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펼쳤다.

2개로 운영되던 홀을 단독홀로 변경하는 도전을 감행한 것은 물론, 결혼 성수기로 일컬어지는 봄가을 시즌에 수입드레스를 포함 각각 20벌 이상의 드레스를 새롭게 입고하기로 결정한 것. 스튜디오 역시 고가 정책을 고수하는 포토그래퍼를 선택하더라도 추가 금액을 발생시키지 않도록 했으며, 뷔페 음식 역시 신선코너의 확장 및 위생관리 등에 더욱 힘을 보탰다.

그 결과 사전 예약 고객 등 예비 신랑신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게 장 상무의 설명이다. 이는 그랜드오픈에 하루 앞선 지난 7일, 주례 없는 결혼식의 사회자로 널리 알려진 탤런트 유승민의 진행 하에 펼쳐진 웨딩홀 사전 소개 자리에서 변화한 웨딩홀에 대해 소개한 결과다.

웨딩홀의 이 같은 대대적인 변신은 비단 벨라루체 웨딩홀만의 이야기는 아닌 터. 이처럼 고객 눈높이에 맞게 리뉴얼 작업이 이뤄진 만큼 고객들의 가격 부담 역시 높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장 상무는 “최근 웨딩홀은 공급대비 수요의 감소로 경쟁사회에 들어섰기에, 리뉴얼 작업 등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전략일 뿐 결코 가격 인상을 위한 방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에 식을 올리고 싶다면 웨딩 적기로 알려진 봄·가을 성수기를 피하고 시간대 역시 토요일 피크타임(12시~1시) 등의 선택을 제외한다면 보다 합리적인 웨딩을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웨딩홀 선택에 있어 가장 주의해야 할 사항으로 ‘안정된 업체’를 선택할 것을 당부했다. 최근 웨딩홀들이 경영악화로 잇따라 도산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가격적인 부분만을 우선시해 계약했다가 하루아침에 웨딩홀이 문을 닫아 식을 올리지 못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

장 상무는 “웨딩홀의 경우 개인사업자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이라 겉모습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만성 적자로 경영 악화에 시달리는 등 영세한 업체들이 많다”며 “최근에도 몇몇 웨딩홀이 갑자기 문을 닫아 예비신혼부부들의 피해가 막심했던 만큼, 계약에 앞서 꼼꼼히 따져볼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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