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가 급등세…52주 최고가 근접

삼성엔지니어링 사옥. /사진 = 뉴시스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공격적인 수주활동으로 해외건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3분기 누적 수주액이 6조8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과거 무분별한 저가수주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던 삼성엔지니어링이 부활 기지개를 켠 것. 다만 일각에서는 '과거의 망령'을 주의해야 한다는 우려도 있다.

일단 주식시장 반응은 뜨겁다. 4일 장 초반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주당 1만98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한때 2만2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52주 최고가(2만25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주가를 이끄는 기대요인은 해외 수주로 분석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올 상반기 신규 수주액은 6조2625억원. 전년 동기 대비 195.8%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말 최성안 사장 취임 이후 연이어 굵직한 사업을 따낸 결과다.

최성안 사장은 화공플랜트 전문가로 취임 당시부터 삼성엔지니어링의 화공플랜트 수주 증가가 예상됐다. 실제로 올 상반기 삼성엔지니어링이 수주한 신규 사업의 67.2%가 화공플랜트다. 화공플랜트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1.2% 급증한 4조2064억원에 달한다. 덕분에 수주잔고 역시 13조75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7.6%나 늘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UAE 원유처리시설, 사우디 에틸렌 글리콜 생산설비 사업, 태국 올레핀 프로젝트, 베트남 롱손 폴리올레핀 패키지 B·C 프로젝트, UAE 타크리어 정유플랜트 등을 수주했다.

이처럼 연이은 수주 소식에 힘입어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치솟았다. 최성안 사장이 취임한 지난해 연말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주당 1만2000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2일 삼성엔지니어링은 1만9700원에 장을 마쳤다. 무려 64.2%나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16개 기관이 매수 의견을 냈다. 현재 이들이 제시한 평균목표주가(1만9321원)는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의 3분기 매출액은 시장기대치에 부합하고 영업이익은 이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2019년부터는 회사의 실적 안정화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4분기 발주 예정인 관계사 물량에 더해 태국, 인도네시아, 알제리, 베트남 등에서 다수의 수주안건이 존재해 지난해(8조5000억원) 이상의 수주가 무난히 이뤄질 것"이라며 "KB증권은 목표주가를 2만15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7% 상향한다"고 전했다.

다만 최저가입찰자로 연이어 사업을 따낸 것으로 전해져 저가 수주 우려가 나온다. 중동지역의 정세불안 등으로 공기가 지연될 경우 이러한 물량은 대번에 수익성 악화를 불러올 수 있어서다. 과거 삼성엔지니어링은 UAE CBDC 정유 플랜트 등 대형 사업의 공사 지연으로 1조원대 손실을 본 바 있다. 이로 인해 최근 수년간 실적 악화 일로를 걸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해외건설시장은 국제유가 급락, 중동 정세 불안, 신규수주 저조 등이 악재"라며 "최근 유가상승세가 이어지고 중동 발주 상황도 좋아 이러한 불안요인은 없다. 하지만 최저가입찰제가 대부분인 만큼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에 기반한 입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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