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기구 의원 "하베스트 추가 투자·지원 무의미"

한국석유공사 사옥./사진 = 한국석유공사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막대한 국고손실을 초래한 해외자원개발 원인규명 등 해법 찾기에 나섰지만,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표적 부실투자로 꼽히는 캐나다 하베스트는 매각 추진이 예상되지만, 또다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하베스트 재무상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하베스트의 자산은 23억4900만달러다. 반면 부채는 26억1200만달러로 2015년에 이어 또다시 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 국제유가가 전년 대비 20% 이상 상승하는 등 업황이 호조세를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상황은 심각하다. 그간 석유공사는 하베스트 경영부실 원인으로 국제유가를 꼽아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로 올라도 하베스트가 적자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하베스트광구에서 생산되는 원유 품질이 워낙 떨어져서다. 여기에 현재 공사가 중단된 블랙골드 생산시설 역시 발목을 잡고 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하베스트가 발행한 2억달러 규모의 신규 채권에 지급보증을 한 바 있다. 이 비용은 블랙골드 생산시설 재개에 사용될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공사는 블랙골드 광구의 원유 생산이 이뤄지면 2021년쯤 하베스트가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현재 석유공사가 투자한 하베스트 출자금(4조5481억원)은 전액 회수가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국민 혈세 수조원을 허공에 날리지 않기 위해서는 양수영 석유공사 사장의 빠른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어기구의원은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회복될 것이라던 하베스트 사업이 유가상승에도 전혀 개선될 조짐이 없다”며, “하베스트 사업에 대한 특단의 개선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하베스트 사업에 계속 추가지원을 하는 것은 무의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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