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공장 야경./사진 = 뉴시스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롯데케미칼이 계열사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롯데지주의 자회로 편입했다. 롯데지주와 롯데알미늄 보유지분은 호텔롯데에, 롯데자산개발 보유지분은 롯데물산에 각각 매각했다. 롯데지주 역시 롯데케미칼 지분 23.2%를 취득하고 자사주 1만1657주를 소각하는 등 계열사 편입 작업을 마쳤다.

재계에서는 롯데케미칼 편입 효과로 롯데지주가 내년 배당과 이익 증가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롯데지주가 이를 통해 내년 지배주주 순이익이 2722억원에서 8982억원으로 늘고 배당금도 두둑하게 챙길 것으로 예상했다. 사실상 신동빈 회장이 그리는 '뉴롯데'의 중심축으로 거듭난 것.

하지만 이러한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과는 달리 롯데케미칼 자체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 3년간 호황기를 누린 석유화학 업황이 하락기에 접어들어서다.

12일 한국투자증권은 신증설 물량이 올해 하반기부터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했고, 무역분쟁으로 구매심리마저 위축돼 실적이 악화됐을 것으로 예상했다.

2018~2019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각각 11%, 27%로 하향했다. 당장 지난 3분기 영업이익만 해도 전분기 대비 20% 감소를 전망했다. 유가 강세도 이어지고 있어 주요 제품 스프레드가 의미 있게 반등하지 않을 경우 올 4분기와 내년 실적 추정치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올해 글로벌 주요 에틸렌 증설 규모는 6163ktpa로 연간 수요 증가분을 초과한다. 내년에도 9589ktpa 규모의 에틸렌 증설이 이어질 예정이다. 2020년은 더하다. 중국 기업의 대규모 증설이 계획돼 있어서다. 예상 규모는 1만4130ktpa에 달한다.

더불어 주요 다운스트림 제품인 PE, PP, MEG 및 ABS 등도 무역분쟁, 환경규제, 유가 상승에 따른 수요 등으로 마진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PE, MEG 등은 대부분의 에틸렌 신규 설비가 수직 계열화된 설비를 포함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틸렌 스프레드가 지난 3년간 이어온 톤당 600~800달러를 하향 이탈하고 3분기 평균 대비 39% 축소됐다"며 "주요 다운스트림 제품의 부진한 마진도 지속되고 있다. 예정된 대규모 증설, 지속되는 무역분쟁, 원유 최대 성수기를 감안하면 반등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중립의견을 제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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