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 이어 생리대까지 라돈 공포 확산... 소비자 "더이상 업체 못 믿는다"

'오늘습관'생리대에서 라돈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오늘습관 홈페이지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지난해 일회용 생리대에서 휘발성 유기 화합물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면서 안전성 논란이 확산됐고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대대적인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안전성 확보를 위한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선포한 것도 무색하게 최근 ‘오늘습관’ 생리대에서 1급 발암물질 ‘라돈’이 검출됐다.

이런 가운데 라돈 검출 논란에 휩싸인 '오늘습관' 측이 기존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발하면서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16일 <jtbc>는 김포대 환경보건연구소 도움을 받아 최근 SNS를 통해 인기를 얻고 있는 ‘오늘습관’ 생리대에서 라돈이 검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오늘습관’은 ‘제올라이트’란 이름의 광물을 사용한 특허 패치를 제품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SNS에서 “평생 동안 당신이 생리로 보내는 시간 10년, 5만 7600시간을 안전하게 보장하겠다”는 광고 문구로 유기농 제품임을 강조, 소비자 신임을 톡톡히 얻기도 했다.

하지만 라돈 수치 측정을 실시한 결과 흡수층에 있는 제올라이트 패치에서 법정기준치 148Bq의 10배가 넘는 라돈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근 문제가 됐던 ‘대진침대’의 라돈 검출량보다 많은 수치다.

라돈은 특히 폐암을 유발하는 치명적 물질로, 현행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된 상태다.

이와 관련, 김포대 환경보건연구소장은 “워낙 피부와의 접촉이 가깝기 때문에 해당 생리대를 사용한 여성들은 피부암이나 여성 특유 암과 직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 패치에는 제올라이트가 아닌 라돈을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모나자이트’가 사용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17일 '오늘습관'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국가인정기관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 받은 방사능 검출시험 결과서를 공개했다.

이를 근거로 자신들의 제품이 대한민국 방사능 안전기준 수치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오늘습관 측은 “(보도 내용은)국가 인증이 아닌 저가 라돈측정기인 ‘라돈아이’로 측정한 결과”라며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정정보도를 요청할 것이며 법적 대응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미 한차례 라돈 공포를 인식한 소비자들은 더이상 못믿겠다는 눈치다. 

현재 온라인상에선 “유기농 제품이라고 해서 믿었더니 라돈 검출로 믿을 수 없게 됐다. 충격이다”, “오늘습관 홈페이지를 통해 환불 요청한다”, “안전한 생리대를 쓸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주세요” 등의 부정적 반응이 속출하고 있다.

한편 최근 라돈 검출은 침대에 이어 생리대, 속옷, 마스크팩, 건축 자재 등 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제품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실상 라돈에 대한 ‘안전지대’가 없다는 셈이다.

이에 대해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정부가 라돈의료기기, 라돈생리대는 물론 ‘모나자이트’ 물질이 포함된 생활용품 전반을 정밀하게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잇달아 불거지는 라돈 안전 관련 논란 과정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제품 전반에 대한 정확한 재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공포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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