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를 마친 후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2018.10.18./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집전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은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환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니다.” 라는 한국말로 미사의 시작을 알려 좌중을 놀라게 했다.

문 대통령의 교황청 공식방문을 계기로 오직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지닌 특별미사는 바티칸교황청의 성베드로대성당에서 17일 오후(현지시간) 열렸다.

교황청 성베드로대성당에서 한 나라의 평화를 위해 미사가 열리는 것은 교황청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미사는 초대 교황 베드로가 묻힌 자리 위에 있는 중앙 돔과 발다키노(천개, 天蓋)를 기준으로 십자 형태인 대성당 상부에서 유럽순방중인 문 대통령 부부와 수행원, 현지 교민과 한인 사제 및 수녀, 교황청 관계자 등 800여 명이 모여 한반도의 평화를 빌기 위해 열렸다.

미사가 끝난 뒤엔 문 대통령이 좌중의 환호와 박수 속에 앞으로 나가 한반도 평화정착을 주제로 연설을 했다. 

연설을 시작한 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에서는 역사적이며 감격스러운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는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해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교황 성하께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하신 기도처럼, (한국은)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의 미래를 보장하는 바람직한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면서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오늘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남북한 국민들과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라며 “오늘 우리의 기도는 현실 속에서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 연설과 관련해 권혁우 주교황청 공사는 기자들을 만나 “교황청에서는 대통령께서 무엇을 하셨으면 좋겠는지 물었고 연설을 하겠다고 한 우리 제안을 교황청이 수락해 이례적인 대통령 연설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로 한반도 평화 문제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남다른 관심을 내비쳐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상회담 직후인 4월 29일 "지난 4.27 남북한 정상회담의 긍정적인 결과를 지지하며,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진지한 여정을 달성하고자 하는 남북한 지도자들의 용기 있는 약속에 기도로 함께 동행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6월 10일 북미 정상회담 때는 "사랑하는 한국인들에게 우정과 기도를 보낸다"며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회담이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로운 미래를 보장하는 바람직한 길을 개척해 나가는 데 기여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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