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장기간 총수 공백으로 고충을 겪었던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의 컴백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는 모양새다. 롯데 안팎에선 신 회장이 구속된 이후 밀린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사내 업무보고와 사업검토 등에 주력할 것이라 전망했지만 일각에선 이를 넘어 글로벌 경영에도 시동을 걸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수감생활을 마치고 8개월 만에 복귀한 그 시간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많기 때문이다. 

◆경영투명성 강화

18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롯데지주는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케미칼 지분 일부를 포함해 총 796만5201주를 사들였다. 지분율은 23.24%, 지분 인수에 소요되는 비용만 2조2,300억 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롯데의 석유 화학회사들이 롯데지주로 편입된 셈이다.

결국 이번 롯데케미칼 주식 매입이 신 회장의 그룹 내 안정적인 지배력을 높이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구속 전 신 회장은 계열사 간 복잡하게 얽혀있던 순환출자 해소 및 지주회사 전환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출범시키며 이 같은 약속을 이행시키려 했지만 유통 및 식품 계열사만 지주사에 편입된 채 표류하며 사실상 ‘반쪽 짜리’란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올해 4월 롯데지알에스 등의 추가 분할합병 작업을 통해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하며 지주체계를 강화했다.

이를 신호탄으로 롯데는 신 회장 복귀로 그룹 차원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번엔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등 11개사가 지주사로 편입되면서 조금씩 완성된 지주사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롯데 안팎에선 향후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높아지고 있고,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분정리가 동시에 진행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경영 움직임도 엿보여

일각에선 신 회장이 다음주 초 일본으로 출국해 결속력 다지기와 함께 글로벌 경영에 보폭을 넓힐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일본 롯데의 주요 경영진들과의 만남을 통해 현안 보고를 받을 것이라는게 골자다. 일본 주주들에게 그간 전하지 못했던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과 양해를 구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신 회장이 한일 롯데의 공동대표를 맡았던 만큼 일본 롯데의 경영 전반을 챙기는 것은 물론, 한일 롯데 간 관계회복에도 직접 나설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그러나 이같은 보폭에 그룹 내부에서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명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이날 <월요신문>에 “현재 대외활동 일정이 정확하게 잡혀 있지는 않다. 해외 일정의 경우 조금 더 시일이 지난 뒤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장 정해진 일정이 없다는게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신 회장이 출소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해외 사업부터 차근차근 챙겨 나갈 것이라는 일각의 시선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만큼 시기도 중요하지만 주요 투자 현안 챙기기가 더욱 시급한 문제"라며 "주요 현장을 직접 찾아 현장경영에 충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는 투자 및 채용 관련 계획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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