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열 봉구스밥버거점주협회 대표 “협의는 무슨 협의” 정해진 건 無

한열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사업자협의회 회장. /사진=이명진 기자.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봉구스밥버거의 ‘먹튀 매각’ 사태의 실체가 드러나며 점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쉽사리 사태 해결이 이뤄지지 않을 것 같은 상황 속 18일 한열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사업자협의회(이하 봉가협) 회장과 만나 진행 상황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Q 최근 2차 간담회를 진행한 것으로 안다. 내년 6월까지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본사 입장은 사실인가.

지난 15일에는 신임 경영진·가맹점주들 간 2차 간담회가 진행됐다. 그런데 간담회 직후 이상한 보도를 접한 바 있다. 바로 본사와의 협의사항에 관한 보도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어느 것 하나 명확하게 약속받지 못했는데 무슨 협의냐. 왜 이런 보도가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 6월까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본사의 입장은 단지 그때까지 해결 될 것 같다는 의미다. 오세린 전 봉구스 대표도 같은 사례다. 하지만 지금 어떻게 됐나. 그의 행방 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봉가협에서는 스페컴(포스기기 업체)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근데 아직 소송 1심도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6월까지 해결되겠나. 소송에서 패해도 2심, 3심이 남아있다. 본사의 전략은 시간 끌기다. 이렇게 되면 점주들은 뿔뿔이 흩어질테고, 결국 본사와의 싸움에서 승소하기 어렵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오래갈 수 없다는 점을 노린 것이라 생각된다. 스페컴과 본사 모두 같은 전략이다.

Q 2차간담회에서 본사로부터 전달받은 특이사항이 존재하나.

바로 ‘동의서 요청’이다. 2차간담회에서 질의를 받던 현광식 네네치킨 대표는 갑자기 점주들에게 동의서를 요청했다. 황당했다. 확약서를 요청해야 하는 쪽은 우리다. 근데 무슨 동의서를 작성하라는 건가. 내용을 물었더니 현 대표는 포스 문제를 해결키 위한 동의서라며, 현재 스페컴과 진행하고 있는 소송을 지고 가겠다고 했다. 그렇기 위해서는 점주들의 동의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에 관한 내용은 그 어디에도 공지하지 않았다. 과연 누구를 위한 동의서인가. 이미 본사에서는 동의서 양식을 변경해 악용한 사례가 수차례다. 진정 점주들과 손잡을 생각이 있다면 동의서를 권유하기에 앞서 확약서부터 작성해 주길 바란다.

Q 점주들은 본사의 구두 약속에 불안을 느껴 서면 확약서를 요청했는데 확약서는 점주들에게 어떤 의미인가. 

현재로서는 확약서가 절실하다. 다만 확약을 받는다고 보상을 보장 받는 것은 아니다. 단지 하나의 근거 자료일 뿐. 하지만 이마저도 본사에서는 점주들의 요청을 다 거절하고 있다. 

점주들에게 구두상으로 책임지겠다는 주장을 하면서 왜 실제 확약서 작성은 발뺌하는지 모르겠다. 만약 그들 말이 진심이며, 보상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이는 한낱 종이짝에 불과할 것이다. 근데 서면 확약서를 왜 거부하는지 의문이다. 만약 본사가 사라지거나 점주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을 시 그나마 희망이 될 수 있는 요인은 확약서다.

Q 공정위 조사가 소극적이라 들었다. 현재 진행상황은 어떤가.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의 경우 반드시 공정거래위원회를 거쳐야만 하는 게 참 불편한 현실이다. 본사가 부당하게 가맹료를 받고 채무 수십억원을 갚지 않아 신고했지만 돌아온 것은 지체된 시간뿐이었다.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는 하지만 이는 짧게는 6~7개월에서 길게는 2~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포스 위약금 문제 등의 경우는 시간이 지체되면 불리하다. 그깟 2~3년 또 기다리면 되지가 아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비교적 수명이 짧다. 이미 점주들은 하나 둘씩 떠나가고 있다. 그만큼 사건 해결이 시급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믿고 기다려야하는 조사기관이 고작 공정위밖에 없다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

Q 쟁점의 이슈가 되고 있는 포스 위약금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알려진 것과 다른 특이사항이 존재하나.

현재 포스 위약금으로 알려진 금액은 40억원 가량이다. 하지만 이는 포스 위약금의 단지 일부분인 스페컴에서 발생한 위약금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포스위약금보다 가맹비로 발생한 비용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점주들은 지난 2014년~2018년까지 본사 측 요구에 따라 포스기기를 4번이나 교체했다. 이로 인해 위약금은 이미 눈덩이처럼 늘어난 상태다.

정부의 수수료 인하 정책이 발단이었다. 수수료가 인하되니 수익이 줄어든 본사는 이를 악용해 점주들에게서 못채운 수익을 채우려 했고 그 과정에서 사용된 제품이 포스기기다. 포스기기 약정기간은 보통 3년이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본사 측에서 연락이 왔다. 사용한지 얼마 되지 않은 포스기기를 다른 업체로 바꾸라고 요구했다. 약정기간에 대한 위약금 관련 문제로 불안해 본사 측에 포스기기 변경 여부를 물었다. 

오 대표는 관련된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점주들에게 서비스 제공 등을 미끼로 변경을 권유했다. 하지만 실제 약속한 서비스 제공은 단 1%도 없었다. 본래 약정기간이 채워질수록 위약금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늘어났다. 본사 바라기만 할 수 없는 점주들은 현재 개인사비로 50만원씩 걷어 포스기기 업체인 스페컴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중이다.

Q 오세린 대표의 ‘먹튀매각’에 대해 정작 점주들은 뒤늦게 알았다고 알고 있다. 본사가 왜 이 사실을 뒤늦게 알렸을까.

나를 포함 대부분의 점주들이 매각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하지만 오 대표의 그간 행적들을 살펴본 일부 점주들은 아마 눈치채고 있었을 것이다. 8월 아내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현재는 퇴원 후 통원치료를 받고 있지만 그간 봉가협을 비롯해 점주들을 신경쓸 여유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불안한 점주들은 나에게 연락을 했고, 여러 추측들이 만무한 가운데 지난 1일 병원에서 급히 내용 증명을 작성해 본사에 제출했다. 그리고 그날 오후 7시쯤 본사 측과 연락이 닿아 운영진을 포함해 본사로 찾아가겠다고 선포했다. 오 대표의 참석여부를 묻자 본사 측은 그제서야 ‘네네치킨’으로의 인수 소식을 전하며 오 대표의 불참을 알렸다. 앞서 본사 측과는 계속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관련 사실을 물으면 모르쇠로 일관했고, 내용증명을 보낸 지 2~3일 후 결국 네네치킨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적 인수 사실을 알렸다. 사실 여부를 알리는 과정에서 왜 그동안 점주들에게 알리지 않았는지는 지금도 미스테리다. 만약 내가 내용증명을 보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 사실을 지금 알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Q 네네치킨은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하던데.

사실을 몰랐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현 대표가 공지문을 통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네네치킨이 봉구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무려 3년 전이며 인수를 결심한 것은 올 봄이다. 근데 이 사실에 대해 추궁하면 돌아오는 답은 언제나 업무파악 중이라는 대답뿐이었다. 현재도 같은 말의 반복이다. 업무 파악이 끝나면 공지를 하려고 했다? 이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

Q 길거리 장사로 시작해 청년 창업브랜드로서 이름을 알린 봉구스밥버거다. 하나의 브랜드 측면으로 따진다면 개인적으로 이번 매각사태에 관해 안타까운 심경일 것 같은데 어떤가.

당연히 안타깝다. 이는 나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점주들 모두의 심경일 것이다. 그만큼 밥버거라는 소재는 외식업계 획기적 아이템이었다. 지금 점주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물론 위약금 문제도 크겠지만 이 사업을 계속 진행해도 되는 지 여부다. 다시 말해 봉구스 프랜차이즈의 ‘미래’라는 것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봉구스 프랜차이즈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 상황에서 점주들이 비전·희망을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차 간담회때도 같은 논의들이 질의됐다. 하지만 현 대표는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게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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